올해 들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식품회사들의 목표주가를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당분간 소비 위축 문제를 극복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3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21개 증권사에서 식품사 7곳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가장 많은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조정한 식품사는 롯데칠성(005300)이었다. 아이엠증권과 IB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6곳 증권사는 롯데칠성 목표주가를 평균 18만원에서 15만5800원으로 낮췄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수소비 둔화가 이어지고 '제로시장' 경쟁이 심해져 음료 매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오렌지 농축액, 커피, 알루미늄 캔 등 원가 부담이 여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롯데웰푸드(280360) 목표주가도 낮아졌다. 롯데웰푸드에 대한 기업분석을 하고 있는 5개 증권사(교보증권·IBK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20%가량 낮췄다. 5개 증권사가 예상한 평균 주가는 약 19만2000원에서 15만9600원으로 낮아졌다.
롯데칠성과 마찬가지로 소비심리 위축을 피해 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코아 가격 상승에 따라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문제였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도 원가 부담을 피하지 못했다"면서 "카자흐스탄이나 벨기에 등 초콜릿 제품 매출액 비중이 높은 법인들은 코코아 원가 부담이 있었다"고 했다. 박상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려면 원재료 단가가 안정되거나 수익이 증가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했다.
CJ제일제당(097950)의 평균 목표주가도 42만원에서 38만원으로 낮아졌다. 외식 경기 부진에 따라 소재 매출액이 줄었다(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는 평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식품사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꼽혔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업계 회사들에 적용하는 주가수익배율(PER)을 조절하면서 목표주가를 낮게 잡았다"고 했다.
농심(004370)의 평균 목표주가도 53만5000원에서 47만원으로 낮아졌다. 팜유 가격이 오르면서 비용 문제가 있었고 국내 스낵과 음료 판매가 부진한 것을 이유로 꼽았다. 다만 농심은 믿을 구석이 있는 상황이다. 바로 신라면 툼바 등 면류 신제품의 판매가 좋은 편이기 때문이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수 소비 회복 시점이 지연되면서 단기적으로 내수 매출 성장을 이끌고 판촉비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실적 부담이 있다는 점을 외면하기 어려지만 신라면 툼바의 초기 성과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 밖에 신세계푸드(031440), CJ프레시웨이(051500), 동원F&B의 주가도 하향조정됐다.
식품사 수익이 크게 뛰기 어려운 구조적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증권사들은 "각 사업부가 열심히 뛰고 있고 해외 사업이 잘 성장한다면 장기적으로 목표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