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업체들도 올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인다. 내수 침체 영향으로 살 길은 해외 시장 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F(093050)나 삼성물산(028260)은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면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LF는 최근 중국에서 판매하는 해지스의 가격이나 소재를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다소 비싸게 느껴지더라도 고급 브랜드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만들겠다는 계산에서다.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의 브랜드 준지 역시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 럭셔리 백화점인 릴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LF의 남성복 마에스트로도 베트남에서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하노이 상류층이 선호하는 장띠엔 백화점에 입점했다.
패션의 본 고장이라고 불리는 유럽 시장도 공략 대상이다. 한섬(020000)은 2019년부터 패션업계의 혹독한 평가대로 불리는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 꾸준히 참석하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6월엔 파리에서 브랜드 시스템의 플래그십스토어도 열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연간 목표 매출액의 130%를 달성했고, 전년 대비 도매 계약업체 수도 20% 이상 늘었다.
패션기업의 해외 시장 공략은 더 이상 내수시장만 바라봐서는 성장을 도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지난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을 보면 의류·신발 지출은 11만4000원으로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9%로 역대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상 기후도 문제다. 올 겨울 한파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작년 4분기 의류 매출은 뚝 떨어졌다.
패션기업 관계자는 "화장품이나 식품 등이 모두 국내보단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보니 패션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만 패션은 중국이나 베트남 브랜드와 가격 경쟁을 벌일 수도 없고 아예 유럽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같이 할 수 없는 처지여서 긴 호흡을 가지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