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박 모(31)씨는 최근 서울 성수동에 놀러 갔다가 붕어빵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예전에는 1000원에 3개였는데, 올해는 2000원에 3개를 주는 곳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박씨는 “1개에 2000원, 팥이 아니라 슈크림 등을 넣은 경우에는 한 마리에 2500원을 받는 곳도 있더라”라며 “작년부터 붕어빵 가격이 부쩍 오른 느낌이다. 올해는 가정간편식(HMR)으로 나온 붕어빵을 사 먹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겨울철 길거리 간식 가격이 높아지면서 식품업계가 붕어빵, 호떡 등을 가정간편식으로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길거리 간식의 주재료인 팥, 밀가루, 식용유 등 주재료 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팥 가격은 40kg당 26만4200원으로 평년 평균 가격보다 10%가량 올랐다. 올해 평균 가격은 27만2476원으로 4년 전(18만8559원) 대비 44.5% 높아졌다. 붕어빵을 굽는 데 쓰이는 LPG 가격도 다음 달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전체적인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붕어빵은 노점을 찾기도 어렵고, 찾더라도 맘껏 즐기기 어려워 ‘금(金)붕어빵’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상황이 이렇자 식품 업계에선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냉동 붕어빵을 내놓고 있다.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으면서도, 맛과 가성비까지 잡았다는 평가다. 제품 가격은 1봉지에 8000원~1만원대 초반으로 20여 개 들어 있어 1개당 가격이 500~600원 선이다.
신세계푸드(031440)는 2022년 1월 ‘올바르고 반듯한’ 붕어빵을 처음 출시한 뒤 매해 다양한 맛을 신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팥, 슈크림, 초코 3종으로 시작해 현재 고구마치즈, 피자 등 5종을 판매 중이다. 180도로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제품을 넣고 6~7분간 조리하거나 전자레인지에서 1분 30초 조리하면 완성된다.
작년 8월 출시된 CJ제일제당(097950)의 비비고 붕어빵 3종(단팥·슈크림·초당옥수수)은 지난해 겨울 월 10억원 이상씩 판매됐다. 출시 후 두 달간은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에서만 판매했음에도 25만 개가 판매되는 등 초반부터 인기를 끌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붕어빵을 떡볶이, 핫도그, 김밥 등과 함께 6대 ‘K스트리트 푸드’로 선정하고 길거리 음식의 국내외 육성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오뚜기(007310)는 작년 8월 ‘꼬리까지 가득 찬 붕어빵’ 2종(팥·슈크림)을 선보이며 냉동 붕어빵 시장에 진출했는데, 지난겨울 누적 매출 3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7월에는 ‘달콤함에 빠진 붕어빵’ 2종을 신제품으로 선보였다. 냉동 상태의 제품을 180도로 예열한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약 4분간 데우면 겉은 파이처럼 바삭하고 속은 아이스크림처럼 시원한 붕어빵이 완성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길거리 간식이 가정으로 들어오는 ‘홈메이드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간편식으로 수요가 완전히 옮겨 오면 평균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