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직접 김치를 담그기 보다 대용량 포장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가을배추 생산량이 예년만 못해 가격이 20%나 뛴 탓이다. 일부 대형마트는 김장을 장려하기 위해 정부 지원금을 받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배추를 선보였다.

10일 홈플러스 온라인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달 포장김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5% 늘었다. 특히 중량이 가장 큰 10㎏ 대용량 김치 매출이 지난해보다 18배 뛰었다. 최근 3년간 김장철 포장김치 매출은 주로 소용량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달까지 예년보다 50% 이상 높은 배춧값이 이어지자, 김장을 포기하고 포장김치를 사 먹기로 결정한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경동시장 청년몰에서 '서울 미식주간' 행사 일환으로 열린 전통시장 투어 '서울 김치 클래스'에서 홍신애 요리연구가와 김장재료를 구입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온라인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직접 김치를 담그기보다 포장김치를 사 먹는 소비자가 많았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썰어서 포장한 김치, 무김치 매출 비율이 높았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1월 관측 보고서에서 올해 가을배추는 정식(아주심기)기 고온과 가뭄 영향으로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2.7% 줄었다고 밝혔다.

높은 온도로 초기 작황이 부진해 단위 면적당 생산량 역시 지난해보다 2.3% 줄었다. 이런 사안을 감안해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5% 넘게 줄어든 118만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이달 배추 도매가격이 상(上)품 기준 10㎏당 8000원 내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년 전 같은 시기 6453원보다 24% 정도 높다.

가을무 생산량 역시 37만3000톤으로 작년보다 15.8% 줄어들 예정이다. 평년과 비교해도 5.5% 감소했다. 무는 지난해 출하기(11∼12월)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 올해 재배면적이 줄었다. 무 파종기에 해당하는 8∼9월에는 고온에 가뭄이 겹쳐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

일부 대형마트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시세보다 저렴하게 가을배추를 공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 달 4일까지 김장재료 전 품목에 20% 정부 할인을 지원한다. 여기에 유통업체 할인 20%를 추가하면 소비자가 사는 가을배춧값은 포기 당 2000원 아래로 떨어진다.

이마트(139480)는 가을배추 30만포기를 포기당 1600원대에 선보였다. 이마트는 김장을 위해 준비한 나머지 배추 물량 39만 포기 가격은 매주 행사 시기에 맞춰 결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14일부터 한 포기 1900원대에 가을배추를 선보인다. 홈플러스는 14일부터 27일까지 해남 배추 30만 포기를 준비했다.

롯데마트는 오는 14∼16일 김장대전 행사를 연다. 행사 기간 배추 1망(3포기)을 5880원에 준비했다. 포기당 1960원 꼴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춧가루와 대파, 양파, 생강 등 김장 부재료비는 작년보다 소폭 내리고 수급도 좋은 상태”라며 “배춧값이 뛰면서 일부 포장김치 브랜드는 공급을 중단했지만, 이 또한 지난달 말부터 거의 안정화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