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본업인 두부로 매출에 날개를 달았다. 미국 시장에서 두부 매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연 매출 3조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풀무원이 미국에서 출시한 두부. /풀무원 제공

◇ 3분기부터 미국 법인 흑자전환 전망

22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업계는 올해 풀무원이 3조13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풀무원은 불과 65억원 차이로 3조 클럽 진입(지난해 매출액 2조9935억원)에 실패했다.

이번엔 이 틈새를 미국 법인이 채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 법인 매출은 211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387억원) 대비 15.2% 증가했다. 3분기부터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이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는 미국 법인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두부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두부가 식물성 단백질로 구성된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많이 퍼졌다.

미국 주(州)정부에서 시행하는 여성을 위한 특별보충 영양프로그램(WIC)에도 두부가 포함될 정도로 인지도가 올라왔다. 과거엔 우유나 고기 지원에 그쳤는데 이제는 두부도 포함됐다. 또 건강한 삶의 방식을 중시하는 소위 ‘헬시플레저’ 열풍이 분 것도 풀무원에겐 호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두부 시장 규모는 올해 4억2100만달러(한화 약 5804억원)로 예상됐다.

외형만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올 3분기부터는 미국 법인이 흑자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미국 현지 길로이 공장에 생면 생산라인 증설이 완료되고 가동을 시작한 덕이다. 그만큼 물류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 수익을 더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상반기부터 손실은 줄고 있다. 올 상반기 미국 법인의 영업손실은 3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손실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적으로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해 온 해외 법인 성과가 올해 하반기 흑자로 전환점 맞을 전망”이라면서 “미국 두부와 아시안 푸드의 매출 성장과 원가 절감을 통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풀무원 미국 생산기지. /풀무원 제공

◇ 부채비율 낮춰야 하는 과제도

다만 과제는 있다. 해외법인의 수익성 개선으로 부채비율을 낮춰야 한다. 오랜 기간 적자를 보면서도 뚝심 있게 해외시장 개척을 이어가면서 부채가 늘었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해 코로나19 기간 큰 적자를 보면서도 투자를 이어간 바 있다.

풀무원의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325.8%로 높은 편이다. 2021년(233.9%)이나 2022년(274.9%)에 비해 더 높아졌다. 부채비율이 부담되자 지난 7월엔 신종자본증권(영구채)도 발행했다. 영구채는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 확충 효과를 누리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그만큼 부채 비율이 내려가 재무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이율이 연 5~7%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작년 한 해 풀무원의 이자 비용은 약 561억원 수준이었다. 2021년~2022년 이자비용(290억~391억원)보다 부담이 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풀무원이 이자 비용을 감당하고도 남을 만큼의 해외 시장 성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어차피 내수 부진을 상쇄하려면 해외 말고는 답이 없기 때문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성과를 내는 초입에 이르렀다”면서 “풀무원의 해외 법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 구조가 개선됨에 따라 수익 기여 비중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