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처음으로 유통되기 시작해 ‘귀족 포도’라 불렸던 국내 포도 시장 1위 품종 샤인머스캣 열풍이 주춤해지고 있다.

6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샤인머스캣 평균 도매가격(가락시장 경락 가격)은 2㎏에 1만1404원을 기록했다. 같은 무게 거봉(1만5993원)보다 4600원가량(29%) 저렴한 수치다.

샤인머스캣 월평균 도매가격은 7월과 8월만 해도 거봉보다 비쌌다. 그러나 품질 저하로 가격 하락 폭이 커지면서 거봉보다 저렴한 처지로 전락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샤인머스캣. /연합뉴스

지난 10여년간 샤인머스캣은 ‘포도계 에르메스’. ‘망고맛 포도’ 같은 별칭을 얻으며 여름철 고급 과일로 성장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주로 팔리던 품종인 캠벨얼리나 거봉에 비하면 2배 가까이 가격이 높아 귀농(歸農)한 많은 농사꾼들이 재배에 뛰어들었다. 인기가 유행처럼 번지자 빙수, 음료, 과자뿐 아니라 화장품에까지 쓰였다.

너도나도 샤인머스캣 재배에 뛰어들자, 가격은 낮아지고 품질 논란도 벌어졌다. 샤인머스캣이 채 성숙하기 전에 수확을 하거나, 한정된 농지에 과밀하게 묘목을 심는 등 농가가 이익을 과도하게 추구한 탓이다.

샤인머스캣은 당도가 높고 향이 좋으며 씨가 없어 비싼 몸값을 자랑했지만, 이제 옛말이 됐다. 갈수록 떨어지는 품질에 소비자가 샤인머스캣을 외면하자, 재배 비율도 갈수록 줄고 있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전체 포도 중 샤인머스캣 비율은 2021년 31.6%, 2022년 41.4%, 2023년 43.9%로 해마다 늘다가, 올해 처음 증가세가 꺾여 42.6%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