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滿場一致). 모든 사람의 의견이 같다는 뜻으로 특정한 안의 결정에 당사자나 관계자들이 모두 동의한 상태를 뜻한다. 결과 불복에 대한 혼란을 방지할 수 있고, 숙의를 거쳐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예로부터 중대한 일의 결정에 널리 활용돼 온 방식이다.

아르헨티나 페나플로 그룹(Grupo Penaflor)의 우나니메(Unánime)는 이러한 만장일치의 묘를 살린 와인이다. 블렌드 와인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인 어떤 품종의 포도를 얼만큼의 비율로 혼합할 지를 그룹 내 많은 와인 메이커들이 만장일치로 정해 탄생시켜서다.

우나니메가 만들어지는 와이너리는 아르헨티나 멘도사 우코밸리의 마스코타(Mascota)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진다. 멘도사에서도 가장 높은 해발 900~1500m에 조성된 포도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포도로 만드는 우나니메는 기후와 토양적 특성으로 독특한 테루아를 담고 있다.

건조한 날씨, 퇴적 토양, 높은 기온 차, 부족한 연 강수량(200㎜)을 보충해주는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로 생기는 물. 이런 특성이 더해져 만들어진 산악 사막 지형의 독특한 테루아가 포도에 담긴다. 우나니메는 여기서 생산된 카베르네 소비뇽과 말벡, 카베르네 프랑을 최적의 비율로 혼합해 만들어지는 와인이다.

그래픽=손민균

혼합 비율은 카베르네 소비뇽 60%, 말벡 25%, 카베르네 프랑 15%로 마스코타 와이너리의 마스터 와인메이커인 로돌포 오피 새들러를 비롯한 그룹의 여러 와인 메이커들이 오랜 기간 연구한 끝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만한 와인’을 만들겠다는 새들러의 신념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최적의 비율로 만들어진 원액은 섭씨 23~25도의 온도가 유지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9일 동안 발효와 침용 과정을 거친다. 이후 프렌치 오크통에서 20개월 동안 숙성이 이뤄지면서 추가적인 타닌과 풍부한 향을 더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나니메는 짙은 체리 색상을 띄며 다크 초콜릿과 담배의 아로마, 정교한 타닌과 적절한 산도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숙성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자두, 생장미, 흑후추, 핑크 솔트 등의 향신료 향도 와인의 맛과 조화롭게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는 14도이며, 수제 햄버거나 소갈비, 구운 양고기, 치즈 등과 함께 어울리기 좋다.

우나니메는 출시 이후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제임스 서클링으로부터 95점, 와인앤두애지스트로부터 93점, IWC로부터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24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신대륙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6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와인 유튜버 ‘와인킹’의 채널에 영국 마스터 오브 와인 중 하나인 피터 코프(Peter Koff)가 출연해 “정말 좋은 와인이고, 돈 값 한다. 아르헨티나 우나니메를 사라”고 말해 유명세를 얻어 품귀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수입사는 아영FBC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