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11일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주소주는 수출에 집중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K소주 판로를 확대해 온 브랜드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가 보유한 생산 용지와 설비, 지하수 이용권 등을 기반으로 소주 사업에 뛰어든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오비맥주는 이번 인수로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맥주 1위 기업 오비맥주는 최근 국내 주류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올림픽 공식 파트너 역할을 수행했다. 올림픽 기간 파리에서 ‘카스 포차’라는 한국식 포장마차 형식 홍보 부스를 운영했다.

제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소주 공장. /조선비즈DB

오비맥주는 카스와 제주소주 브랜드가 가진 강점을 살려 전 세계 소비자를 상대로 더 다양한 한국 주류를 선보일 계획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0년 만에 1억달러(약 1340억원)를 넘겼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016년 190억원을 들여 향토기업이었던 제주소주를 인수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추진한 인수였다. 이듬해에는 ‘푸른밤’으로 재단장해 출시했다. 제주소주 매출은 2016년 2억원에서 이마트 인수 후 2019년 48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 역시 19억원에서 141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적자폭은 더 커졌다. 이마트는 이 기간동안 6번 유상증자로 제주소주에 670억원을 수혈했지만, 경영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2021년 이마트는 주류전문 자회사 신세계L&B에 제주소주를 넘겼다. 이후 제주소주는 과일소주를 중심으로 수출용 소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을 영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