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고향 대신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전 예약으로 추석 선물을 사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추석 선물 세트의 사전 예약률이 높을 때는 주로 10만원 이상 고가 선물 세트를 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추석 연휴에 못 만나는 가족 친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만큼 더 높은 가격의 선물을 고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주말을 붙여 5일 이상 쉴 수 있을 땐 추석 선물의 사전 예약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추석 연휴는 14~18일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추석 선물 사전 예약 매출 비중은 53.8%로 최근 3년 새 가장 높았다. 작년 추석은 10월 3일 개천절까지 포함해서 총 6일을 쉴 수 있었다. 지난해 이마트의 예약 매출 비중은 연휴가 나흘에 불과했던 2022년 추석과 비교했을 때보다 5%포인트가량 높은 것이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의 선물 세트 판매 동향도 비슷했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추석 선물의 사전 예약 비중은 73%였다. 2022년 추석 선물의 사전 예약 비중은 60%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전체 선물 세트 매출에서 사전 예약 추석 선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약 5% 포인트 높았다.

또 선물 세트를 사전에 예약할수록 고가 선물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올해 고가 추석 선물 중 하나인 주류 선물 세트를 강화했다. 2023년 판매 추이를 살펴본 결과, 5만원 이상 주류 선물 세트 판매보다 10만원 이상 주류 선물 세트 판매 상승률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5만원 이상 선물 세트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131%였고 10만원 이상 선물 세트의 매출 신장률은 158%였다.

이마트도 비슷한 취지로 올해 선물 세트를 구성했다. 이마트는 올해 사전 예약 선물 세트 물량을 10% 이상 늘리면서 프리미엄 한우 세트를 강화했다. 2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한우 세트 물량을 작년 추석 대비 20%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에 사전선물 판매가 늘면서 고가로 손꼽히는 한우 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3%, 20만원 이상 주류 세트 매출이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이번 추석 연휴도 긴 편이라 고가 선물 세트의 판매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은 8월 29일 경기 용인 이마트 죽전점에 추석 사전 예약 선물이 안내된 모습. /뉴스1

유통업계에서는 연휴가 길수록 고향 대신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는 가족·친지에게 드는 미안한 마음을 고가 선물로 갈음한다고 보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명절 선물을 미리 준비하고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추세가 확대되면서 달라진 명절 수요에 맞는 상품을 발 빠르게 제안하기 위한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