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경영권 분쟁 끝에 아워홈을 떠난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캘리스코의 사내이사로 복귀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캘리스코는 2009년 아워홈의 사보텐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해 만들어진 회사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캘리스코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구 전 부회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구 전 부회장이 캘리스코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지난 2021년 2월 사임 이후 약 3년 반 만이다.
구 전 부회장이 캘리스코 사내이사에 복귀하면서 기존 사내이사이던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구명진 전 대표와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워홈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전 명예회장의 차녀, 3녀다. 이른바 ‘남매의 난’으로 아워홈을 떠난 두 자매 모두 캘리스코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현재 캘리스코 이사회는 여환주 대표와 두 자매, 감사 등 4인으로 구성됐다.
캘리스코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구지은 전 부회장을 비롯한 아워홈 관계자들이 50%를, 나머지 50%를 린드먼혁신성장사모투자합자회사(린드먼)가 갖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 가운데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23%로 가장 많다. 구명진 전 대표가 17.75%, 아워홈 외 특수관계자 4인이 9.25%를 갖고 있다.
캘리스코는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이 끝난 직후 아워홈 TFS사업부장을 겸직하던 장성호 전 대표를 메가박스 출신 여환주 대표로 교체했다. TFS사업부는 아워홈의 식자재 공급 및 솔루션 사업부로, 장 전 대표는 캘리스코가 아워홈과 식자재 거래를 재개한 지난해 선임됐던 인물이다.
구 전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직접 캘리스코 경영에 관여하게 됐다. 당장은 캘리스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캘리스코는 2020년부터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고, 2022년 린드먼으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아 재무상태를 개선했다.
이후, 경영 정상화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외식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대표 브랜드인 사보텐은 2019년 이후 매장 수를 계속 줄여가고 있는데, 린드먼 투자 유치 이후에도 매장 수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사보텐의 매장 수는 2019년 49개에서 이달 기준 30개로 39%가 줄었다. 다른 브랜드인 타코벨 역시 같은 기간 매장 수가 15개에서 9개로 40%가량 감소했다. 다만, 히바린은 지난 5월 매장을 리뉴얼 개장하면서 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카페 리퍼크는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1호점에 이어 인천공항에 매장을 내면서 2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캘리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487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11억원, 당기순이익은 298% 증가한 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캘리스코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 기록한 매출액 868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지만, 영업이익은 2억원 적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가 2019년보다 4억원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