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운영하는 샐러드 전문점 ‘피그 인 더 가든(Pig In the Garden)’이 매장 수 줄이기에 나섰다. SPC그룹은 최근 샌드위치 전문 브랜드 에그슬럿의 사업 철수를 검토하는 등 외식 사업 효율화에 나서고 있는데, 다른 브랜드 역시 운영 종료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PC는 지난 11일 자로 피그 인 더 가든 강남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강남점이 문을 닫으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7개 매장이 운영되던 피그 인 더 가든은 광화문·선릉·여의도·코엑스점 4곳만 운영을 이어가게 됐다.
SPC그룹이 매장 수를 줄이는 외식 사업장은 피그 인 더 가든 만은 아니다. 앞서 간편식 브랜드 시티델리도 2019년에 문을 열었던 시티델리 광화문점의 영업을 종료했다. 시티델리 역시 지난해까지 광화문·도곡·마곡·양재점 등 4곳을 운영했지만, 현재는 도곡·양재점만 운영 중이다.
SPC삼립(005610)이 2020년에 미국에서 들여온 계란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은 국내 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에그슬럿은 쉐이크쉑과 함께 SPC그룹에서 힘주어 진행한 신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관련 사업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사업부 정리를 고려하는 것이다.
SPC삼립은 에그슬럿 개점 이후 분당정자·여의도·코엑스·한남점 등 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에그슬럿을 다른 국가에 진출시키기 위해 에그슬럿 싱가포르 지분을 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버거 시장 경쟁 격화로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현재는 코엑스점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에그슬럿은 여의도점의 영업을 종료하면서 오는 8월까지 모든 매장을 국내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코엑스점 철수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SPC삼립 측은 설명했다. 이 밖에도 퀸즈파크와 피자 전문점 베라 매장 수가 각각 2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PC가 에그슬럿 외에 다른 외식 브랜드 역시 효율성을 고려해 철수를 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에그슬럿·시티델리 등을 운영하는 SPC삼립의 푸드 사업 부문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고, 피그 인 더 가든·베라·퀸즈파크 등을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역시 영업이익률이 전에 비해 떨어졌다.
SPC삼립 푸드 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765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1% 감소했고,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도 영업이익 139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다만 SPC삼립의 푸드 사업 부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억원 적자에서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637억원으로 3.4% 줄었다.
실적은 개선됐으나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종전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SPC삼립 푸드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외식사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던 2020년 이후 증가해 2022년 1.7%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적자를 기록하며 -0.1%였고, 올해 상반기는 0.6%로 나타났다.
파리크라상의 경우 지난해 매출 2조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었고 영업이익도 199억원으로 5.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대비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파리크라상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까지만 해도 4.1%를 기록했으나 2021년 1.8%로 1%대로 떨어졌고, 2022년에는 0.9% 기록하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불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해외 브랜드를 들여온 경우 저효율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이익률 제고 차원에서라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했다. 다만, SPC 측은 에그슬럿을 포함해 다른 외식 브랜드의 철수 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