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수의식품청(Danish Veterinary & Food Administration)이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 제품 일부에 내렸던 회수 조치를 부분 철회해 덴마크 내 판매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앞서 삼양식품 제품 3개에 대해 회수 조치를 내렸는데, 이번에 2개 제품에 대한 회수 조치를 철회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불닭볶음면을 고르고 있다. /뉴스1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삼양식품(003230)에 따르면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회수 조치를 결정한 불닭볶음면 2X 스파이시, 불닭볶음탕면, 불닭볶음면 3X 스파이시 등 제품 3종에 대한 결정을 철회하고 판매재개를 승인했다. 회수 조치가 결정된 지난달 11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철회된 것이다.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회수 조치 당시 해당 제품의 총 캡사이신 함량이 높아 소비자가 급성 중독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덴마크 당국은 지난해 독일에서 13~14세 청소년이 극도의 매운 감자칩을 챌린지 용도로 섭취해 복부통증·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여 회수 조치 된 사례를 바탕으로 삼양식품의 불닭 제품에도 위해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양식품은 덴마크 수의식품청의 총 캡사이신 함량 측정법에 오류가 있다며 반박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를 위해 국내 공인기관을 통해 정확한 캡사이신 양을 측정했으며, 전 세계 각국의 식품법을 준수하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내용을 의견서에 담았다.

식약처도 당시 덴마크 수의식품청의 결정에 대해 덴마크의 위해평가보고서를 입수·분석해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식약처는 매운맛 라면은 한 번에 직접 먹는 매운 감자칩 제품과는 달리 캡사이신 함유 소스가 전부 섭취되지 않고 식기 등에 잔여하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한국식품과학연구원에서 해당 식품을 실제 조리하여 캡사이신 함량을 측정했다.

식약처는 이를 토대로 덴마크 정부에 규제기관 간 논의를 위한 정부 대표단을 파견했고, 지난 3일 회수 조치 대상 제품에 대한 조리 과정 영상, 조리 후 총 캡사이신 함량 등의 자료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라면 제품은 감자칩과 달리 시간을 들여 여러 번 나누어 섭취하고, 실제 섭취 캡사이신 함량이 다를 수 밖에 없는 점 등도 설명했다.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식약처가 제공한 근거를 토대로 위해 평가를 다시 진행했고, 일부 제품에 대해 회수 조치 철회를 결정했다. 아직 조치가 철회되지 않은 불닭볶음면 3X 스파이시 제품에 대해서도 판매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이번 회수조치 철회는 정부가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규제기관 간(R2R) 협의로 국내 업계의 수출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한 성과”라고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덴마크 당국의 회수 조치에 대해 식약처와 함께 대응에 나선 결과 한 달여 만에 철회라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면서 “적극 지원해 준 식약처에 감사드리며, 불닭볶음면이 K-푸드 수출의 대표 브랜드인 만큼 향후 더욱 체계적이고 안전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