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아바타스타 슈를 알고 계신가요. 사람은 아니지만 한때는 진짜 연예인보다 더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입니다. 해태제과가 2005년 만든 저연령층 타깃 애니메이션과 플래시 게임의 주인공이죠. 초등학교 3학년 수희가 정체를 숨기고 요술봉을 써서 슈로 변신해 연예인 생활을 하는 중에 방송국, 학교 등에서 겪는 사건이 주 내용입니다.

슈의 라면집 게임. /인터넷 캡처

요즘 유통업체들이 직접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유행인데, 슈야말로 이런 열풍의 원조이자 1세대 지식재산권(IP)인 셈이죠.

슈 플래시 게임은 해태제과의 저연령 대상 사이트 아이부라보닷컴뿐 아니라 야후! 꾸러기와 쥬니어네이버 등 어린이 포털 사이트에서도 같이 제공되면서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전이라 당시엔 많은 초등학생들이 플래시 게임을 즐겼습니다.

또 슈의 독특한 패션도 인기 비결 중 하나였습니다. 솔로 데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가수 이효리의 영향을 받은 화려한 패션을 본뜬 것이었죠. 평소에는 평범한 초등학생이지만 변신 후엔 아이돌 스타라는 콘셉트의 슈 캐릭터이기에 패션과 뷰티에 관련된 플래시 게임 등은 특히나 어린 여학생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습니다. 지금은 어른이 된 MZ세대 여성들이 공유하는 유년시절의 추억인 것이죠.

그런데 최근 인터넷이 오랜만에 아바타스타 슈 이야기로 뜨거워졌습니다. 원작자인 해태제과가 슈의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개설하며 ‘그녀’의 컴백을 알렸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콘텐츠가 올라온 2010년 이후 14년 만입니다. 개설한 지 열흘도 지나지 않았지만 팔로워 수가 벌써 3만 명을 넘겼습니다.

. /인스타그램 캡처

해태제과가 슈를 부활시킨 것은 Y2K(2000년대) 유행에 부응하는 조치입니다. Year 2000이라는 뜻인 Y2K는 X세대에게는 추억을, MZ세대에게는 신선함을 안겨주며 최근 몇 년째 패션 등 분야에서 지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에 세기말 감성 Y2K의 자유로움과 개성이 담겨 있는 아바타스타 슈를 추억에서 소환한 것입니다.

최근 캐릭터 활용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트렌드도 반영했습니다. 굳이 저작권료를 들여 다른 IP와 협업하는 것보다 기존에 해태제과가 만들었던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란 판단이죠.

해태제과는 아바타스타 슈 활동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입니다. 협업 첫 대상은 바로 뷰티 브랜드 아이소이입니다. 해태제과는 아이소이 슈퍼위크를 통해 ‘슈게임 2024′를 공개했는데요. 시간 내에 슈의 외출 준비를 도와주는 ‘슈의 출국 준비’부터 성분을 배합해 제품을 만드는 ‘슈의 잡티 세럼 만들기’ 등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게임에 아이소이만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재미를 더했습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히트를 했던 아바타스타 슈를 다시 본격적으로 마케팅 등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면서 “슈는 Y2K의 아이콘으로 90년대생에겐 추억을 소환하고, 요즘 세대엔 신선함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