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제과·제빵 기능 인력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PB파트너즈가 신임 대표이사로 강경희 전 파리크라상 전무를 선임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PB파트너즈는 지난해 자사 제빵사들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탈퇴를 강요했다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전·현직 임원들 상당수가 재판에 넘겨졌고, 법인도 기소된 상태다.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의 모습. /뉴스1

식품업계에 따르면 PB파트너즈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강 전 전무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강 전 전무는 SPC에서 외식 부문 팀장 등을 지낸 ‘영업 전문가’다. PB파트너즈가 재무·인사 전문가를 대표로 둬 온 것과 다른 행보다.

PB파트너즈 설립 이후 줄곧 대표를 맡아온 황재복 전 대표는 경영학 박사를 취득해 SPC그룹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를 지냈고, 황 전 대표 직후 대표에 앉은 김상모 전 대표도 지원본부 인사총무실 등에서 근무했다.

PB파트너즈가 강 신임 대표를 선임한 것은 사법 리스크로 상당수의 전·현직 임원들이 기소되면서 회사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소방수’ 인사로 보인다.

특히, PB파트너즈는 SPC그룹이 가맹점주협의회와 합작 설립한 법인으로 이사회에도 가맹점주 측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표이사 선임에는 이들의 동의도 얻어야 하는 만큼, 관리보다는 일선 영업 현장과 사내 분위기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던 셈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강 신임 대표는 SPC그룹에서 25년간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패션5 등 주요 브랜드에서 영업을 담당해 온 전문가”라며 “현장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제조기사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업을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PB파트너즈는 지난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탈퇴 강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이들에게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혐의다.

검찰 수사 결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허영인 회장과 황재복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 17명과 PB파트너즈 법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로 넘겨진 PB파트너즈 측 전·현직 임원과 사업부장 등은 약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PB파트너즈는 2017년 SPC그룹이 고용노동부로부터 5000여명의 근로자를 파리크라상에 불법 파견했다는 혐의를 받자, 해당 근로자를 직고용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가맹점주협의회가 지분 49%를, 파리크라상이 51%의 지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