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vegan)이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을 뜻하는 신조어)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채식비건협회 통계를 종합하면 국내 비건 인구는 2008년 15만 명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250만 명을 넘었다. 이들은 동물을 학대하거나 고통을 주지 않고 만든 제품을 찾아 조목조목 따져 본다. 먹는 것은 물론이고 화장품이나 옷을 살 때도 비건 인증 마크를 확인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건 열기는 식품과 패션, 뷰티를 넘어 어느덧 ‘인생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가구’ 침대에도 옮겨붙었다.

N32는 국내 침대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매트리스다. 화장품·의류·식품 분야에 머물던 비건을 침대·가구의 영역으로 끌어온 첫 사례다.

N32 스프링 매트리스를 비롯해 N32 폼 매트리스와 N32 레귤러 토퍼 원단·패딩에 비건 소재 아이슬란드 씨셀(SeaCell™)과 린넨이 적용됐다.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 컬렉션 N32. /시몬스 제공

아이슬란드 씨셀은 생분해할 수 있어 자연으로 환원되는 비건 소재다. 아이슬란드 청정지역 유기농 해조류와 식이섬유 셀룰로오스를 함유했다. 여기에 통기성이 좋은 식물성 소재인 린넨을 더했다.

N32 전 제품은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기존 침대에는 울(양모)이 널리 쓰인다. 프리미엄 침대일수록 알파카나 파시미나(산양 털), 캐시미어, 말총 같은 희귀 동물성 섬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N32 제조 과정에 널리 사용하는 동물성 섬유와 교차 오염을 막기 위해 비건 매트리스 제품 생산 라인을 따로 관리하는 수고를 감수했다. 동물성 원료를 이용하는 제품과 공정이 겹치지 않도록 생산 라인도 조정했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비건표준인증원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만 비건 인증마크를 부여한다”며 “원료 선택부터 제품 개발과 제조·생산 모든 단계에서 동물성 원료와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건 인증 외에도 유해 물질이 없는 소재를 사용하며 국가 공인 친환경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코코넛오일 성분을 함유한 코코넛 실키폼, 자연에서 추출한 오일을 포함한 에코젠폼 플러스, 천연 피마자 열매에서 추출한 오일이 들어간 COB폼처럼 환경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해 유해 성분을 줄였다. 프레임 부분은 국가 공인 기준 등급(E1)보다 높은 E0급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다.

시몬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거니즘(동물 착취로 얻는 모든 생산물에 반대하는 생활방식), 미닝아웃(소비를 통해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신념·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 등을 포괄하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주도한 결과, 지난해 N32 관련 매출이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김동현 시몬스 생산물류기획·구매팀 이사는 “비건 침대를 구상하면서 초기에는 이미 잘 알려진 옥수수, 재생 플라스틱을 생각했지만, 식량 문제 이슈나 소비자 인식 같은 이유를 고려해 청정과 안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아이슬란드 씨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