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사내 게시판에 자신의 퇴임을 암시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구 부회장은 지난 4월 아워홈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신임안이 부결되면서 지난 4일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 상태다.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아워홈 제공

식품업계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이날 오전 사내 게시판에 “회사의 성장과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하는 주주들과 경영 복귀 및 즉시 매각을 원하는 주주 사이에 진정성 있는 협의가 없이 일어난 현 상황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적었다.

구 부회장은 “부족한 저를 반성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을 향해 “변화된 상황과 환경이 다소 낯설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충실히 업무에 임했던 대로 해 준다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구 부회장은 “2021년 6월 대표이사 취임 당시 약속했던 ‘누구나 다니고 싶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창사 이래 첫 적자를 1년 만에 극복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성과는 임직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주었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또 아워홈이 성장을 멈춘 지난 5년에 대한 회복과 정상화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던 임직원 모두에게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며 흑자전환과 격려금을 지급할 수 있던 순간은 대표로서 누구보다 행복했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구 부회장은 “열심히 일한 직원들의 노력과 성과에 회사가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는 취임 당시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자 한다”면서 “임시주총으로 늦어진 올해 진급대상자를 발표하고 경쟁력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새롭게 완비하고 임기를 마친다”고도 적었다.

구 부회장은 끝으로 “그동안 대표를 믿고 함께 달려준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아워홈은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선대회장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인 구재모 전 이사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대회장의 장녀 구미현씨와 그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의대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상법 규정의 사내이사 정족수 3인을 맞추기 위한 후속 조치다.

사내이사 구성이 완료되면서 구 부회장과 구명진 이사를 비롯한 기존 이사진의 임기는 만료됐으나, 아워홈의 신규 대표이사 선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구 부회장이 현재까지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 요구가 회사 측에 통지된 것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