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이사진 복귀를 가를 임시주주총회를 나흘 앞둔 27일 아워홈 노조가 구 전 부회장의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엄벌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올해 1월 식품노련 아워홈 노동조합원들이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의 재판이 열린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구 전 부회장의 주식 매각과 엄벌을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뉴스1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노조는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4부에 “피고인 구본성에 대한 특경법 위반(업무상 횡령·배임) 사건의 엄벌 촉구를 요청드린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아워홈은 내부 감사 중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 독단적으로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많이 받은 정황을 발견해 고소하였다”며 “경찰 조사 결과 구체적인 구 전 부회장의 횡령 금액은 7억여원, 배임액은 54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노조는 이어 “구 전 부회장이 횡령·배임으로 취득한 이익은 본디 아워홈과 아워홈 노동자를 위해 쓰였어야 할 재산”이라며 “오랜 기간 회사를 위해 헌신해온 직원들의 믿음과 노력을 배신하고 개인의 이익을 취한 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구 전 부회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 임직원들에게 계약해지, 무급휴가 강요, 연차휴가 사용 등을 강제하더니 (본인은) 보복 운전으로 아워홈의 대외적 신뢰도를 무너뜨리며 회사와 임직원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고도 했다.

노조는 “구 전 부회장은 본인의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 사건이 재판 중에 있는 최근까지도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주주총회에서 2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배당금을 요구하고는 본인과 본인 장남을 이사로 선임해 경영 복귀를 시도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이는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함으로써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수사 중인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아워홈 노동조합 일동은 본 탄원서를 제출해 사건의 빠른 재판 진행을 요청드리며 피의자 구 전 부회장의 죄를 낱낱이 밝혀 엄벌에 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워홈은 오는 31일 구 전 본부장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에 따라 임시주총을 연다. 구 전 부회장은 자신과 자신의 장남 구재모 전 아워홈 이사와 황광일 전 아워홈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달 1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에 대한 재신임안이 부결돼 아워홈이 사내이사를 추가로 선임해야 하는 상황에서 구 전 부회장이 자신과 자신의 우호 세력을 이사회에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현 이사진에 대한 재신임안은 아워홈 지분 38.56%를 가진 구본성 전 부회장과 지분 19.28%를 가진 구미현씨가 손잡으며 부결됐다.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창업자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 부부만이 사내이사에 선임됐는데, 상법에는 자본금 10억원 이상의 회사의 경우 사내이사 3명을 두도록 하고 있다. 현 이사진의 임기가 오는 6월 3일이므로 최소 1명 이상의 이사를 추가 선임해야 하는 셈이다.

아워홈은 오는 임시 주총에서 아워홈의 배당 가능 이익인 5331억원을 활용해 1년 내에 1401만9520주 한도 내에서 자사주를 사들이겠다는 안건을 내기로 했다. 구미현씨는 2022년 5월 아워홈의 지분을 매각하겠다며 라데팡스파트너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기도 했는데, 아워홈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것이다.

아워홈의 이러한 결정은 오는 임시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구본성·구미현 측 지분이 큰 만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재모 전 이사, 황 전 상무 등이 이사진에 새롭게 이름을 올리게 될 가능성이 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