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003230)의 불닭볶음면이 라면 수출을 이끈다는 평가를 얻으면서 저력을 보이고 있다. 회사의 매출을 끌어올리며 주가를 부양하더니, 윤석열 대통령과 중소기업인들의 만찬 메뉴로 선정됐다.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만찬 메뉴로 불닭볶음면이 준비되어 있다. /연합뉴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전날(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35회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의 만찬 메뉴로 등장했다. 원조 격인 불닭볶음면과 까르보 불닭볶음면, 야키소바 불닭볶음면 등 3종이 올곧의 냉동김밥 등과 함께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행사를 준비하며 이들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중견 기업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만찬 메뉴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대표, 정용진 신세계 회장을 비롯해 중소기업 유관 단체·기관 등 500여 명이 참석해 만찬 메뉴를 즐겼다.

윤 대통령은 행사 격려사로 “여러분과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활발하게 세일즈 외교를 펼친 일이 가장 보람되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시장이 여러분의 시장이 되고, 80억 인류가 여러분의 고객이 되도록 세일즈 외교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넘지 못할 산도, 건너지 못할 바다도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80억 인류를 고객으로 뻗어가고 있다. 2012년 4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50억 개가 팔렸으며 이 가운데 수출 비중이 80%가량을 차지한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809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4% 증가하기도 했다.

불닭볶음면의 이런 성장세는 국내 라면 수출 자체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삼양식품이 모든 수출 물량을 국내에서 만들고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국내 라면 수출액은 3760억원을 기록했는데, 삼양식품의 면·스낵 사업 부문의 같은 기간 수출액은 2860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 가운데 70%가량이 불닭볶음면에서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불닭볶음면이 국내 라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라면 수출액은 지난달 월간 기준 1억 달러를 처음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1억859만달러(약 147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7359만달러) 대비 46.8%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22년 5월 49.3%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 2월 9291만달러와 비교해도 16.9% 많다.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삼양식품의 주가는 1975년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0일엔 라면 업계 1위 농심(004370)의 시가총액을 추월하기도 했고, 지난 17일에는 ‘어닝 서프라이즈’ 영향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29.99%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2시를 기준으로 삼양식품 주식은 1주당 50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