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 그룹이 올해 목표로 해외 진출국 확대를 내세운 가운데 해외 사업 법인 조직 정비를 단행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김태천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면서 NICE홀딩스 출신 최영 대표가 선임 9개월 만에 교체됐고, 내부 해외 사업 전문가를 신규 이사진에 올렸다.

제너시스BBQ 그룹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운영하는 '선셋(Sunset)점'. /BBQ 제공

식품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 그룹의 해외 사업 법인인 제너시스BBQ글로벌은 지난달 초 김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 8월부터 대표직을 맡아 왔던 최 전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사내이사직만 유지하게 됐다.

김 부회장은 이번 대표 선임으로 약 8년 만에 제너시스BBQ글로벌 대표로 복귀하게 됐다. 김 부회장은 제너시스BBQ글로벌이 설립된 2014년부터 약 2년 동안 이 회사의 대표직을 맡아 해외 사업 진출을 주도하면서 그룹 내 첫 상근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2004년 제너시스BBQ 그룹에 입사해 20년간 근무한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2009년 제너시스BBQ 그룹이 윤 회장 등 대주주 일가와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끄는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한 이래 임기를 1년 이상 넘긴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제너시스BBQ글로벌은 지난 1일 BBQ 캐나다법인장을 지낸 윤두현 전 법인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하기도 했다. 윤 이사는 BBQ에서 미국과 일본 등을 거치며 현지 사업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그룹 내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윤 이사의 뒤를 이어 선임된 캐나다 법인장 역시 BBQ글로벌 출신 상무로 글로벌 사업 전문가라고 BBQ 측은 설명했다.

BBQ는 올해 주요 해외 진출국인 미국을 넘어 남미와 동남아 지역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 50개 주 전 지역 가맹점 개설과 남미·동남아 지역 확장으로 전 세계 1등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BBQ는 2003년 중국 상하이에 처음 진출한 이후 57개국에서 7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6년 첫 진출한 미국에서만 25개 주에 25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수가 늘어남에 따라 해외 사업 법인인 제너시스BBQ글로벌의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제너시스BBQ글로벌은 해외 가맹점에 소스 등의 상품을 공급하고 매출 일부를 로열티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 마스터프랜차이즈(MF) 형태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현지 점포 매출을 모두 실적에 반영하는 것과는 다르다.

지난해 제너시스BBQ글로벌의 매출액은 1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5% 증가했다. 지난 2020년 제너시스BBQ글로벌의 매출액이 54억원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211.9%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커져 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27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약 19억원 증가했다. 제너시스BBQ글로벌의 적자 규모 확대는 흑자를 기록 중인 미국법인의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지만, 마케팅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한 탓이다.

BBQ의 미국 법인(BBDOTQ USA INC)의 지난해 매출은 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으나, 당기순이익은 2억원으로 94.9% 감소했다.

반면, 손실을 기록 중인 중국 법인과 베트남 법인은 매출액이 증가하면서도 손실 규모를 줄였다. 해당 법인의 매출은 각각 전년 대비 45.3%, 81.2% 증가한 7억원과 22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각각 3억원과 2억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 규모를 1억원, 2000만원가량 줄였다.

BBQ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확장 원년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미국 시장에서의 전략을 다른 해외 시장에도 이식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사업을 오랜 기간 맡아왔던 김 부회장을 해외 사업 법인 대표로 다시 선임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