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주 생산 양조장 대표들의 모임인 한국증류주협회가 13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증류주협회는 우리나라 농산물을 이용한 증류주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2020년 설립됐으나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그동안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
초대 회장을 맡은 이종기 증류주협회 회장(오미나라 대표)은 “일본에서는 1950년대만 해도 희석식소주 시장 점유율이 거의 100%였지만, 현재 증류식소주(본격소주, 을류소주) 시장이 희석식소주(갑류소주)를 가격 면에서는 9대1, 양으로도 65% 대 35%로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며 “앞으로 한국에서도 희석식소주와 차별화된 증류식소주 공동마케팅을 펼쳐, 한국산 고급 증류식소주 시대를 여는데 증류주협회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 위축으로 국내 주류시장은 현재 다소 위축돼 있으나, 고급 증류식소주 시장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2121년 대비 2022년은 2배 이상 늘어났으며 2017년부터 2021년까지도 매년 평균 33.6% 신장한 것이 증류식소주 시장이다.
이날 출범한 증류주협회는 앞으로 협회 문호를 적극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증류주 생산자뿐 아니라 관련 유통업계, 학계, 관심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회원가입을 적극 유도해나갈 방침이다. 이종기 협회장은 “증류주협회는 영국의 스카치위스키협회(SWA)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증류주협회 존재를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증류주협회 창립총회에서는 이종기 초대 회장 외에 한임섭 애플리즈 대표를 부회장으로, 조은술 세종 경기호 대표(한국막걸리협회장)를 감사로 각기 선임했다. 협회 이사에는 민속주안동소주 김연박 대표, 일품안동소주 이주홍 대표, 예산사과와인 정제민 대표(한국와인생산협회장), 밀과노닐다 박성호 이사(안동소주협회장) 등이 위촉됐다. 이한상 화양(풍정사계) 대표가 사무국장을 맡았다.
창립 총회 이후에는 한국식품연구원 김태완 책임연구원의 증류주 숙성, 유성운 협회 사무차장의 브랜디 제조에 관한 특강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증류식 소주 숙성을 통한 다양화-고급화’를 제목으로 한 강연에서 김태완 책임연구원은 ‘증류주의 가치를 높여주는 최고의 방안은 숙성”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증류주 숙성은 한마디로 조화로움이라고 할 수 있다”며 “술의 향을 좋게 하는 성분들은 늘어나게 하고, 부담스러운 냄새들은 줄어들게 해서, 전체적으로 증류주의 풍미와 향기를 좋게 만드는 것이 증류주 숙성의 효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