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빙과업체들이 앞다퉈 ‘제로(제로 칼로리·제로 슈거)’ 아이스크림 출시에 나섰다. 저출산으로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저당식을 찾는 수요가 늘자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빙그레(005180)는 곧 자사 아이스크림 파워캡의 제로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당류가 0g인 제로슈거 제품이다.

파워캡 블루 제로 버전./빙그레 제공

빙과업계 제로 열풍 시작을 알린건 롯데웰푸드(280360)다. 앞서 이달 롯데웰푸드가 대표 빙과 브랜드 ‘스크류바’와 ‘죠스바’ 2종의 제로 칼로리 제품 출시를 예고한 것이다. 각각 출시 연도가 모두 30년도 훌쩍 뛰어넘은 한국 아이스크림 간판 제품들이라 화제를 모았다.

뒤를 이어 빙그레의 자회사인 해태아이스크림도 제로슈거 아이스크림인 ‘폴라포 커피 제로슈거’를 출시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국내 빙과시장은 롯데웰푸드(280360)와 빙그레 양강구도다. 지난해 국내 빙과시장은 롯데웰푸드가 소매점 기준 매출액 5793억원으로 시장점유율 39.86%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합산 점유율이 39.85%로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0.01%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현재 국내 저당 아이스크림 시장은 ‘라라스윗’ 등 푸드 스타트업이 주도하고 있다. 라라스윗은 편의점과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다. 올해 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편의점 CU 아이스크림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롯데웰푸드와 빙그레가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간판 제품을 적극 활용해 국내 제로 칼로리·슈거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린다는 계획이다.

빙과업체들이 제로 칼로리·슈거 아이스크림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건 저출산, 고령화 등 이유로 기존 아이스크림 수요가 줄어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서다. 이와 더불어 건강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FIS)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조원대에 달했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2022년 1조3073억원으로 감소했다.

aT는 지난해 7월 발간한 식품분석 뉴스 리포트에서 “아동 및 청소년의 수가 감소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식품첨가물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아이스크림 소비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기능성 아이스크림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