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운영하는 엘비엠이 대표이사를 변경하고 이사진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브랜드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창업 멤버 일부가 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법인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일 뿐 매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래픽=손민균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런던 베이글 뮤지엄 브랜드를 만든 이효정 CBO(최고브랜드책임자)를 비롯한 3명의 이사가 브랜드 운영사 엘비엠의 사내이사진에서 지난달 말 사임했다.

이 CBO와 함께 이사진에서 물러난 인물은 이 CBO의 남편인 이민욱 전 대표, 엘비엠의 최대주주인 이상엽 이사 등이다. 모두 법인 설립 초기부터 이사로 등재됐던 인물들이다.

엘비엠의 현 이사진은 지난 1월 이민욱 전 대표가 사임하면서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관구 대표, 오성제 COO(최고운영책임자), 김동준 이사 등 3명이다.

이효정 CBO는 사내이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CBO 역할은 그대로 수행한다. 이효정 CBO와 함께 이사진에서 물러난 이상엽 이사 역시 최대주주로서 경영에 계속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이민욱 전 대표는 최근 출범한 개인 사업인 ‘아티스트 컴플렉스’ 경영에 집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티스트 컴플렉스는 이 전 대표가 지난해 문을 연 매장으로, 카페와 의류 편집 매장을 한 공간에 담은 곳이다.

이번 이사진 정리로 인한 지분 구조 변경 등의 사항은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엘비엠의 지분은 이상엽 이사가 최대주주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고, 강관구 대표와 김동준 이사, 이효정 CBO가 나머지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브랜드 설립 멤버와 주요 주주들이 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매각을 위해 창업자의 브랜드 영향력을 줄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사측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창업자들이 회사 지분 전체를 갖고 있는 데다, 투자를 받아 기업 가치를 키운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매각을 도모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엘비엠 관계자는 “대표이사 및 이사진 변경 등으로 지분 매각 관련 문의가 오고 있지만, 전혀 계획이 없다”면서 “올해 회사의 운영 방침이 확장과 브랜딩에서 내실과 서비스 강화로 변경되면서 이사진 변경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엘비엠은 올해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큰 인기를 끌면서 급격히 커진 회사 규모에 맞춰 조직을 정비하고 품질 및 고객 관리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엘비엠은 2017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카페 레이어드에서 시작해 현재는 7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엘비엠의 급격한 사세 확장은 2021년 9월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처음 문을 연 런던 베이글 뮤지엄 안국점이 기점이 됐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현재 서울에만 도산점, 잠실점 등 3곳의 매장을 두고 있다.

엘비엠은 지난해에는 제주 구좌읍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 제주점을 내면서 서울 밖 첫 매장을 냈고, 오는 5월에는 스타필드 수원점을 개점할 계획이다. 엘비엠은 이를 위해 경기 성남 모란역 인근에 ‘프레시 공장’을 설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카페·베이커리 브랜드인 아티스트베이커리 안국점, 레이어드 부산점·여의도점, 하이웨스트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엘비엠은 2022년 기준 90억원의 매출액과 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다수의 매장을 열면서 약 36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엘비엠 관계자는 “트렌드나 브랜딩 위주의 회사가 아니라, 내실을 다져서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것을 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브랜드의 존속은 본질이 외관보다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경영진 모두가 고객 서비스, 품질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