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004370)이 1982년 출시한 유명 라면 '너구리'에 태국식 게살커리 '푸팟퐁커리' 맛을 더한 컵라면 '푸팟퐁구리 큰사발면'을 출시한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푸팟퐁구리 큰사발면과 김치짜구리 큰사발면을 2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푸팟퐁구리 큰사발면은 국내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태국식 게살 커리 푸팟퐁커리 맛을 강조했다. 김치짜구리 큰사발면은 찌개와 볶음 중간 정도 국물요리 '짜글이'를 라면으로 구현했다.

그래픽=정서희

농심은 최근 해외시장에서 로컬 유명 셰프, 현지 외식 브랜드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각 국 오리지널 레시피를 강조한 새로운 맛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태국에서는 미쉐린 스타 쉐프 쩨파이와 손잡았다. 쩨파이가 운영하는 길거리 톰얌 레스토랑은 2018년 미슐랭가이드 방콕편에서 1스타를 받았다. 올해는 싱가포르 외식브랜드 웡푸푸와 대만식 볶음면을 선보였다.

이번에 국내에 내놓을 푸팟퐁구리 큰사발면과 김치짜구리 큰사발면 역시 넓은 맥락에서 보면 다양한 국가 별 주요 음식을 라면에 접목하려는 시도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너구리는 본래 얼큰한 해물맛 국물에 독특한 우동형 면발로 확고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제품이다. 1982년 출시 이후 42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불혹(不惑)을 넘겼다. 지금은 연 매출 1000억원, 누적 판매량 60억개를 자랑하는 농심 대표 메가 브랜드 라면으로 자리를 잡았다.

너구리는 농심이 내놓은 여러 라면 가운데 유난히 모디슈머(Modisumer) 친화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모디슈머는 제품을 제조업체에서 제시한 방식이 아닌 본인 방식으로 재창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단어다.

2019년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대표적이다. 이 라면은 농심 짜장라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다.

짜파구리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자 농심은 2021년 이 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했다. 2022년에는 PC방에서 너구리에 카레를 섞어 먹는 소비자 레시피를 반영해 카구리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