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소비자들은 두겹으로 겹쳐져서 밑 부분에는 비계가 과다한 부분을 숨긴 삼겹살이 아니라, 넓게 펴서 비계 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삼겹살을 대형마트 등에서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최근 고향사랑답례품 등에서 비계 과다 삼겹살이 큰 논란이 되면서, 정부와 관련 업계가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소비자 정보 제공'에 집중한 제도를 내놓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8일 충남 천안시 대전충남양돈농협 포크빌축산물공판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과지방 삼겹살 원인 및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소비자들이 삼겹살 비계 정도를 정확하게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농협․대형마트 등과 협조해 모든 슬라이스가 보이게 펼쳐서 투명 용기에 포장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삼겹살을 구부려서 포장하는 것이 보편적인 형태인 지금에서, 길고 투명한 용기에 담아 소비자들이 지방 정도를 직접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업계에 권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겹살의 경우 지방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다. 지방이 많은 고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그렇지 않은 소비자도 있다. 구이용과 국거리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그때마다 비계 함량 선호도 다르다.
이 때문에 소고기처럼 등급제를 시행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방의 정도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다양해 획일적인 지방함량 기준 설정이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것이다. 삼겹살 등의 지방함량 기준을 설정하고 있는 해외사례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준을 정한다 하더라고 도축장이 아닌 소분할업체에서 등급판정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삼겹살은 도축단계에서는 지방의 정도를 평가할 수 없고, 최종 지방함량은 소분할업체의 정선과정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소분할업체가 전국에 5만개 이상이고 소규모 업체도 많아, 그 비용을 감안할 때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농식품부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것으로 정책의 방향을 잡고 있다. 농식품부는 가슴·배·허리 등 돼지의 부위별로 지방 특성 정보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세종 싱싱장터와 충남 논산계룡축협 등에서 추진 중이다. 향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관련 업계에 배포한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삼겹살 부위별 지방특성 정보, 권장 포장 방식 및 과지방 부위의 눈속임 판매(일명 밑장깔기) 지양 내용을 포함한다.
농식품부가 기존에 발표했던 매뉴얼에 따르면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소포장 삼겹살의 경우 일반 삼겹살은 1㎝이하, 오겹살은 1.5㎝ 이하의 지방만 남기고 나머지는 제거할 것을 권장했다. 오겹살은 지방층이 얇아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삼겹살 부위를 말한다.
이날 정부는 '비계 1cm'로 제시한 삼겹살 과지방 논란 해소 위한 가이드라인도 이 같은 취지에서 개정할 의사를 밝혔다.
김 정책관은 "획일적인 기준 탓에 소비자들에게 지방이 1㎝ 이상인 삼겹살은 불량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주고 있으며, 찌개용․냉동용 등으로 활용 가능한 부분도 폐기 대상이 된다"며 "전문가․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현장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개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삼겹살데이 이후 오는 8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합동으로 가공·유통업체 대상 점검·지도를 실시하고, 개정안을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미흡 업체는 운영·시설자금 등 지원사업 대상에서 패널티를 부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