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 계열 종합주류기업 신세계L&B가 발포주 '레츠(Lets)'를 2년 만에 단종하기로 결정했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L&B는 현재 보유한 레츠 재고 물량을 다 판매하고 나면, 더 이상 레츠를 추가로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레츠는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째 수입을 멈춘 상태다.
신세계L&B는 2022년 3월 레츠를 선보였다. 레츠는 '스페인 현지 유서 깊은 맥주 양조장과 협업해 한국인 입맛에 최적화되도록 생산한 가성비 좋은 발포주'를 표방했다.
레츠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인 기타 주류(발포주)로 출시돼 500㎖ 1캔 소매가가 1800원에 판매됐다. 그러나 출시 2년 여 만인 올해 3월을 끝으로 시장에서 밀려났다.
신세계L&B 관계자는 "레츠를 만들어 공급하는 스페인 현지 기업에서 공급가를 계속 올렸다"며 "가격이 중요한 발포주로서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현재 보유한 재고를 판매하고 단종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발포주 시장은 꾸준히 성장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라거 맥주 시장에서 발포주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2% 수준에서 2020년 6%로 올랐다. 2021년에는 7%, 2022년에는 8%로 매년 불어났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맥주는 맥주의 원료인 맥아의 비율이 10% 이상인 주류를 일컫는다. 1ℓ당 855원의 세금이 붙는다.
반면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인 까닭에 기타 주류로 분류, 1ℓ당 300원 수준 세금을 적용한다.맥아 함량이 낮을 수록 주세가 싸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
이 시장은 현재 하이트진로(000080) 필라이트와 오비맥주 필굿이 양분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국내에서 만든다.
반면 레츠는 스페인 주류 제조사 폰트 살렘(Font Salem)이 생산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유럽에서 레츠를 국내로 가져오면서 품질 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지에서 테스트한 제품과 국내에 유통하는 제품 사이 맛이 다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세계L&B는 지난해 9월 새 대표를 맞았다. 현재 송현석 신세계푸드(031440) 대표가 신세계L&B 대표를 겸직한다. 송 대표는 2020년 10월 신세계푸드 대표에 오르기 전 오비맥주에서 마케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주류 마케팅 전문가다. 대표 취임 이후 신세계L&B 사업을 재편하는 중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현재 사업 전반에 걸쳐 수익이 안 좋은 분야를 정리하는 상황"이라며 "발포주도 그 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