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식 소주 ‘독도소주’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10여년 전 미국에서 출시됐던 ‘독도와인’에 이어 ‘독도’의 이름을 붙인 술이 다시 한번 미국에서 판매되는 것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독도소주는 올해 1월부터 미국에서 가장 큰 한인마트들로 꼽히는 한남체인, 시온마켓 등에 납품되기 시작했고, H마트도 상품 등록을 진행 중이다. 시카고의 한국식 술집인 ‘탁 비스트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식당 ‘가온누리’ 등을 중심으로 식당들에도 속속 입점해 판매가 개시됐다.
독도소주는 지난 2021년 3·1절을 기념해 출시됐다. 10여 년 전 한국인 치과의사 고(故) 안재현 씨가 미국에서 출시한 ‘799-805 독도 와인(DOKDO WINE)’의 정신을 잇고자 임진욱 케이알컴퍼니 대표가 사업을 시작했다.
케이알컴퍼니는 미국 수출용 병에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겠다’는 취지에 따라 “Beautiful Island of Korea(아름다운 한국의 섬)’이라는 문구를 적어 제작했다.
독도라는 이름이 붙은 탓에 H마트에서는 독도소주를 유통시키는 것을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H마트는 한국인들뿐 아니라 아시아 관련 식음료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고객들 가운데 일본인들도 다수이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에 독도소주를 들여놓는 게 부담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지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독도소주를 판매하기로 했다.
임진욱 독도소주 대표는 “수출을 통해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걸 세계에 알리고 싶었는데,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회사를 만든 목적에 도달한 것”이라며 “미국에 이어 호주, 캐나다, 프랑스, 홍콩 바이어들과도 수출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도소주는 주정에 물을 섞어 생산하는 일반 희석식 소주와 달리 국내산 쌀을 감압 증류한 원액과 울릉도 해양 심층수 성분을 압축한 미네랄농축수로 만든다. 감압 증류란 낮은 압력에서 물질의 끓는 점이 내려가는 현상을 이용하는 증류 방식이다.
내부의 압력을 강제로 빼내(감압), 47~50도 정도의 낮은 온도(원래 알코올은 78도에서 끓기 시작한다)에서도 알코올이 끓는다. 그 덕에 술에서 탄내가 나지 않고, 맛이 깔끔한 것이 장점이다. 다만 다양한 향과 깊은 맛은 상압증류방식(일반 압력 하에서 증류하는 방식으로 위스키, 브랜디 등의 생산 방식)으로 내린 증류주만 못하다.
독도소주의 미국 판매 가격은 한국보다 소폭 비싸다. 한인마트에서 독도소주는 알코올 도수에 따라 ▲17도 14달러(1만8000원) ▲24도 16달러(약 2만1500원) ▲37도 25달러(약 3만3000원)로 가격이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