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인상과 식물성 음료에 대한 수요 증가로 홈쇼핑 등에서 두유제조기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중국산이어도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두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정서희

28일 G마켓에 따르면 올해(1월 1일~25일) 두유제조기의 국내 제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18%, 해외직구 제품은 13만100% 늘었다.

GS샵에서 2달 동안 두유 제조기는 5만대 이상 팔리며 판매액이 50억원을 넘었다. CJ온스타일에서도 최근 한 달 간 TV라이브 방송을 통해 두유 제조기 주문 금액이 40억원을 넘었다.

현재 시중에 판매 중인 두유제조기는 대부분 전기포트와 믹서기를 결합한 형태로 생콩과 물을 넣어주면 20~30분 안에 두유를 만들어준다. 두유 외에도 죽·수프·이유식·ABC주스 등 곱게 갈아 먹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기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홈쇼핑, 방송 등에 소개된 두유제조기는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되는 상품으로 가격대는 10만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반면,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등 해외 사이트나 해외직구(직접구매)로 판매되는 중국 제품들의 가격은 4만~5만원대 수준이다.

◇홈쇼핑서 판매하는 두유제조기 15만원 안팎... 직구와 2~3배 차이

배우 오연수씨가 광고하는 ‘에버홈’ 제품(1200㎖)은 약 12만~16만원대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오쿠’ 제품(600㎖) 12만~14만원, ‘베스트하임’ 제품(1000㎖) 8만~10만원 등이 있다. 이 제품들은 모두 제조사가 중국이다.

알리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중국 브랜드 ‘조영’은 20년이 넘은 브랜드로 두유제조기(1000㎖)가 5만~6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모콤’ 제품(600㎖)은 4만~5만원, ‘DMWD’ 제품(600㎖)은 3만~4만원이다.

2배 이상 가격이 비싼 원인으로는 업계는 홈쇼핑 수수료와 연예인 출연료 등을 꼽았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중견기업에 비해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고 판로 개척이 용이하지 않아 홈쇼핑에 입점한다.

하지만 판매수수료로 매출의 30% 이상을 부담해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제품 가격을 높여 이익을 취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형 유통업체 판매수수료율 등 유통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업태별 실질수수료율은 TV홈쇼핑이 27%로 가장 높았다.

백화점(19.1%), 대형마트(17.7%), 아웃렛·복합쇼핑몰(12.9%), 온라인쇼핑몰(12.3%) 등은 홈쇼핑보다 10%포인트가량 수수료율이 낮다.

에버홈 두유제조기./에버홈 홈페이지 캡처

◇모두 中 제조… “사후관리는 홈쇼핑 제품 유리”

전문가들은 국내 브랜드 역시 중국 제조인 경우가 대다수라 성능 등을 비교한 뒤 가성비 제품을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두유제조기의 원조는 중국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두유제조기 만큼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없는 분위기다.

한국에 밥솥 없는 집이 없든 중국에 두유제조기 없는 집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는 두유제조기를 흔히 사용한다. 콩을 갈아서 끓인 중국식 두유를 ‘또우장(豆漿)’이라고 하는데 중국인들이 아침식사로 흔히 먹는다.

조영 브랜드 제품을 구매했다는 이모(33)씨는 “어차피 비싼 제품들도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상품(OEM)이지 않냐”며 “홈쇼핑에서 비싼 제품을 구매했다가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면 아까울 것 같아 적당한 제품을 일단 구매해본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홈쇼핑에서 구매를 하면 판매원이 분명하다 보니 사후관리서비스(AS), 안전사항 점검 등의 부분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며 “다만 옛날보다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를 따져보고 직구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홈쇼핑을 통해 폭리를 취하긴 어려워 가격이 해외제품과 경쟁을 통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