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용 인형 사러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갔는데 품절이었어요. 8시에 문을 여는 매장을 다시 찾아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을 했죠.”

그래픽=정서희

스타벅스가 지난 1일 ‘청룡의 해’를 맞아 출시한 용 상품(MD)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행운·행복 등 푸른 용이 가진 좋은 의미와 신제품 효과 덕에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출산 예정인 임신부 전나영(33)씨는 지난 1일 부산의 한 스타벅스에서 용 인형과 머그컵을 구매했다. 그는 “이때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이다 보니 딸이 태어나는 해의 띠 제품은 더 특별한 느낌이 있다”며 “요즘 MD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줄 알았는데 금방 품절돼 놀랐다”고 말했다.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스타벅스가 출시한 '뉴이어 md'/스타벅스 제공

◇ ‘부·행복·행운’ 뜻하는 푸른 용...청룡MD 매출 14% 증가

지난 1~8일까지 청룡MD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토끼MD보다 14% 늘었다. 새해 MD가 출시되기를 기다렸던 고객들이 몰리는 1~3일만 놓고 보면 지난해 대비 22% 증가했다. 스타벅스는 2014년 청마띠를 시작으로 매년 새해마다 십이간지에 해당하는 동물 머그, 텀블러 등 ‘뉴이어 MD’를 내놓고 있다.

2022년(1월 1~8일 기준) 호랑이MD 매출이 20% 신장한 것은 전년 대비 상품 수를 대폭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 당시 상품 수를 전년 대비 5종 늘렸다. 반면 올해는 작년보다 상품 종류를 4종 줄였음에도 오히려 매출은 늘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2022년에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 폭이 넓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올해는 반대로 꾸준히 인기 있는 상품들을 중심으로 상품성에 초점을 더 맞췄는데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푸른 용이 부·행복·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의미가 있어 좋은 기운을 희망하며 개인 소장용·선물용 등으로 MD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 같다”며 “뉴이어 MD는 매년 매출이 늘어왔지만 올해는 평균적인 수치를 상회하는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은 12띠 동물 중 유일하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 동물로 힘과 행운 등을 상징한다. 특히 올해는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푸른 용의 해로 스타벅스는 희망찬 기운을 뜻하는 푸른색 상품을 위주로 출시했다.

지난 2014년 청마해에도 스타벅스 뉴이어 MD가 임신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청마가 그려진 컵에 물을 마시면 태교에 도움이 돼 건강한 아이가 태어난다는 설이 퍼지면서 스타벅스 청마 텀블러를 사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당시 뉴이어 MD는 2주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미국 경매사이트 '이베이'에 올라온 스탠리 스타벅스 밸런타인데이 텀블러/이베이 캡처

◇첫 출시된 ‘스탠리’ 대용량 텀블러 美서 품절... 온라인서 50만원에 판매

이번에 처음 출시된 대용량 텀블러의 수요가 많았던 것도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SS 블루 켄처 핸들 텀블러(887㎖)’는 텀블러 업체 ‘스탠리’와 협업했는데,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스탠리 텀블러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스탠리가 미국 스타벅스와 합작해 ‘밸런타인데이’ 한정판으로 출시한 분홍색 텀블러가 온라인에서 웃돈이 붙어 최대 400달러(약 50만원)에 판매됐다. 정가(49.95달러)의 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분홍색 텀블러를 사기 위한 오픈런이 치열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타깃(미국의 대형마트)에 갈 때는 안전모를 쓰고 가라”는 우스갯소리도 돌 정도다.

대용량 텀블러를 구매했다는 이민영(25)씨는 “내가 용띠라 용띠 한정판 텀블러를 기념으로 구매하고 싶었다”며 “조금 무겁다는 점은 아쉽지만 처음 나온 대용량 제품인데 인기 있는 텀블러 업체랑 협업한 제품이라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