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이 최근 일부 우수 고객(VIP)들에게 내년도 혜택 축소 공지를 했다. 전년도에 이 곳에서 연간 2000만원 이상을 쓴 고객인 '파크 제이드 블루' 등급에 제공하는 무료 음료를 월 10잔에서 내년부터는 6잔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줄어든 VIP 혜택은 갤러리아 라운지에서 제공하는 무료 음료뿐이 아니다. 파크 제이드 블루 등급은 올해까지는 영업 시간 내 전일 무료 주차가 가능했는데, 3시간 무료 주차로 시간이 줄었다.

전년도에 1000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인 제이드 플러스 등급도 혜택이 하향 조정됐다. 이들은 광교점 '카페 제이드'(라운지 밖 카페 공간)에서 음료를 증정받아서 마실 수 있었는데, 이 혜택도 월 10잔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의 '갤러리아 라운지'. 전년도에 연 1000만원 이상 사용한 고객들이 입장할 수 있다./수원=이민아 기자

무료 주차 쿠폰의 이용 시간도 월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였다. VIP 혜택을 누리기 위해 기준 금액에 맞춰 갤러리아 광교점에서 소비했던 고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부터 파크 제이드 블루 등급이 되는 김모(60)씨는 "내년에 VIP 혜택을 누리려고 2000만원에 맞춰서 쇼핑을 했는데, 이렇게 기습적으로, 일방적으로 사전 고지도 없이 당장 내년 혜택을 줄이는가"라며 "VIP 등급이 올라갔는데도 연간 1000만원을 써서 누렸던 제이드 플러스 등급과 혜택이 큰 차이가 없는 느낌이라 프리미엄의 가치를 느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백화점들은 비교적 이용 금액이 적은 VIP 등급을 신설하기까지 하면서 신규 VIP 모시기에 공을 들였었다. 특히 갤러리아 광교점은 다른 점포들에서는 라운지를 이용할 수 없는 등급인 1000만원 이상 이용 고객들에게도 라운지 이용 혜택을 주면서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갤러리아 광교점은 내년부터는 관련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VIP 대상 정책을 선회했다. 갤러리아 광교점은 앞서는 연간 500만원만 써도 라운지 이용 혜택을 줬는데, 대상 고객이 너무 많아지면서 이 기준을 1000만원으로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연간 2000만원 이상 사용 고객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백화점은 경기 남부에 신세계(004170) 경기점도 있다. 이 때문에 연 2000만원 이상 사용하는 고객들 사이에서 갤러리아 광교점을 택해 집중적으로 돈을 쓸 매력도가 다소 떨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명품 소비 증가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VIP 인원이 늘어나면서 라운지 등 시설 이용의 쾌적도가 떨어진 것이 이번 개편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광교점의 갤러리아 라운지는 평일에도 북적이며, 주말에는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540평 규모의 갤러리아 라운지도 모자랄 정도다. "라운지가 너무 혼잡하다"며 일부 고객들은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하는 상황이었다.

한화갤러리아(452260) 관계자는 "최근 VIP 고객 수가 눈에 띄게 늘면서 시설 혼잡도 최소화를 위해 불가피하게 일부 서비스를 개편하게 됐다"며 "VIP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기 남부에서 유일하게 1000만원 VIP 고객이 이용 가능한 라운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4일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 갤러리아 라운지에 걸려있는 혜택 축소 안내문./이민아 기자

실제 갤러리아 광교점의 우수 고객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2000만원 이상을 갤러리아 광교점에서 소비한 고객은 68%, 1000만원 이상을 사용한 고객은 80% 증가했다.

그러나 연말에 갑작스레 혜택을 축소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년도 혜택을 갑자기 변경할 때는 고객들에게 이에 대한 충분한 배경 설명 등의 고지가 필요하다"며 "회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올해 초에 주요 백화점들은 내년도 VIP 등급 기준을 일부 상향 조정하기로 공지한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24년 본점과 강남점, 센텀점, 대구점 등 대표 점포들의 시설 이용 기준을 500만원씩 상향했다.

이 네 점포들에서 퍼스트라운지는 40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멤버스라운지는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입장 기준을 올렸다. 발레 파킹 기준도 본점과 강남점은 2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센텀과 대구점은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올렸다.

롯데백화점도 내년부터 VIP 기준을 올려잡았다. 에비뉴엘 퍼플 등급은 올해 구매 실적을 4000만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에비뉴엘 오렌지 등급은 18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일부 점포(본점, 잠실점, 부산본점, 인천점)의 경우 오렌지 등급 기준이 기존 20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