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치킨·피자 등 대표 배달 프랜차이즈 시장이 위축되고 대안으로 냉동제품이 떠오르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치킨3사 중 올해 유일하게 가격을 올린 교촌에프앤비(339770)는 올 3분기 매출이 1114억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지난 2분기에는 매출 1020억으로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1100억 밑으로 떨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그래픽=손민균

이를 두고 교촌치킨이 지난 4월 주요 치킨값을 3000원 올려 최대 19%까지 가격이 인상하자 고객이 이탈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21년 11월에도 평균 8.1% 가격을 한차례 올렸는데 채 2년도 되지 않아 가격을 또 올린 것이다. 2021년 12월 bhc가 1000~2000원, BBQ가 지난해 5월 2000원 치킨값을 연달아 인상했다.

가격이 오르면서 치킨 매출은 소비력이 높은 소비자들에 치중되기도 했다. KB국민카드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루트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1년간 카드 매출액 상위 10% 회원이 전체 치킨 소비의 41.5%를 차지했다.

피자업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의 작년 매출은 2071억원, 영업이익은 11억50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3%, 93% 감소했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는 알볼로에프앤씨도 지난해 매출 4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고 영업손실 12억9000만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매출 10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2억56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해 두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피자알볼로도 지난해 2월 평균 5~6%를 인상해 한 판당 1500~2000원 올렸다가 지난 6월 피자 크기를 줄이면서 평균 4000원을 인하했다. 피자헛은 작년 1000원 인상한 데 이어 지난 7월 또 1000원을 인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치킨·피자 프랜차이즈의 평균 매출액은 각각 273억원, 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6.5% 감소했다. 커피업종의 가맹점 수가 2만3204개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음에도 평균 매출액이 6%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이는 배달비를 포함해 치킨 한 마리에 3만원, 피자 한 판에 4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 지갑이 닫힌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2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배달을 거의·자주 이용하지 않는 가장 주된 이유 2가지로 값비싼 음식 가격(33.8%)과 값비싼 배달료(24.2%)가 꼽힌 바 있다.

신세계푸드 오산2공장 냉동피자 생산라인 전경./신세계푸드 제공

◇냉동치킨 6개월간 매출 300억… “냉동이 프랜차이즈 대체할 수도”

이에 대표적인 배달음식인 치킨과 피자도 비교적 저렴한 냉동제품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097950)이 지난 4월 출시한 냉동치킨 ‘고메 소바바치킨’은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3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비비고 왕교자 출시 후 최초 6개월간 매출보다 2.7배 높은 수준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비싸다 보니 치킨도 냉동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튀김을 해동했을 때 눅눅해지는 맛을 없애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해 특수 코팅을 입혔는데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 고메의 대표 상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식품의 지난 10월 냉동피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신세계푸드(031440) 냉동피자는 4년 전(2019년) 대비 210% 성장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냉동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9000억원대를 기록하며 1조원을 앞두고 있다. 냉동식품이 발전한다면 배달 프랜차이즈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통과정과 플랫폼 등의 발달로 냉동식품을 집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돼 더 친숙해졌다”면서 “프랜차이즈와 맛에서 차이가 더 좁혀진다면 냉동식품이 더 저렴하고 간단해 프랜차이즈를 굳이 이용하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