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3조원에 달하는 ’세계 1위 백화점’ 신세계(004170)백화점 강남점에 일본 유명 디저트 ‘가리겟(GARIGUETTE)’이 들어온다.

25일 식품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가리겟을 운영하는 일본 에임엔터프라이즈와 강남점 입점 계약을 마무리했다.

가리겟은 현 시점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디저트 브랜드로 꼽힌다. 2021년 일본 도쿄 중심 상권 오모테산도(表参道)에 1호점을 연 이후 오사카와 교토, 후쿠오카에 연이어 지점을 냈다.

가리겟은 디저트 가운데 손이 많이 가는 메뉴로 꼽히는 ‘밀푀유(mille-feuille)’ 전문점이다. 국내에 여러 일본 디저트 전문점이 진출했지만, 복잡한 공정 탓에 밀푀유를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는 없었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가리겟은 독자적인 제법으로 만든 원형 틀을 이용해 이 공정을 단순화했다.

다만 제철 딸기와 훈제 연어, 아보카도, 그뤼에르 치즈와 수제 커스터드 크림 같은 고급 재료 위주로 메뉴를 구성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일본 현지 기준으로 1인당 1000엔(약 9000원)에서 1500엔(약 1만3500원) 수준이다.

비싼 가격에도 가리겟은 일본 현지 기준 평일 1시간, 주말 2시간은 대기해야 맛볼 수 있는 인기 브랜드다. 최근에는 K팝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 씨가 이 매장을 찾은 영상을 올리면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졌다.

현재 해외 매장은 홍콩 코즈웨이베이 한 곳 뿐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해외 2호 매장이 될 전망이다.

그래픽=손민균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강남점에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을 꾸미고 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대대적인 새단장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여름 식품관 새단장에 들어서면서 기존 식품관 면적 2200여평에 센트럴시티 내 파미에스트리트와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철수한 공간까지 더해 국내 최대 6000여평 규모 식품관을 새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 국내 백화점 식품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여의도 더현대서울(4500여평)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그동안 이 넓은 새 식품관을 채울 간판 브랜드를 찾기 위해 일본은 물론 전 세계 브랜드를 섭렵했다. 가리겟은 이 과정에서 발굴한 새 식품관의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세계백화점을 시작으로 일본 디저트 르네상스가 다시 열릴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일본 디저트 브랜드는 한때 백화점 지하 식품관 매출을 좌우하는 효자 브랜드로 꼽혔다. 그러나 2019년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격해지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백화점에 입점했던 브랜드 대부분이 철수를 결정했다.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브랜드는 몽슈슈와 도쿄밀크치즈팩토리, 베이크를 포함해 손에 꼽을 정도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한국 시장이 성장하면서 국내에 들여오지 않은 브랜드 가운데 높아진 소비자 눈길을 끌 만한 독특한 메뉴를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일본 디저트 브랜드는 특유의 자극적이지 않은 식감과 원재료가 국내 소비자 입맛에 잘 맞는다”며 “국민 감정만 넘어서면 당도가 높은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에 비해 연착륙이 쉬운 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