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종합 주류기업 디아지오의 국내 법인 디아지오코리아가 지난해 위스키 열풍에 힘입어 수백억원대 순익을 거뒀다.
그러나 순익 90%는 해외로 배당했다. 광고와 마케팅에 400억원이 넘는 돈을 쓰는 가운데 사회공헌으로 기부한 돈은 수천만원에 그쳤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 기준 디아지오코리아는 매출액 1534억원과 당기순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7월 위스키 윈저 관련 사업 부문을 윈저글로벌과 디아지오코리아로 인적 분할했다. 윈저는 국내 스카치위스키 점유율 1위 브랜드다. 인적분할 이전 디아지오코리아 위스키 사업부에서는 매출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문을 떼어 내 신설법인 디아지오코리아를 새로 지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현재 위스키 조니워커와 맥주 기네스, 보드카 스미노프 같은 유명 주류를 유통·판매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으레 다른 외국계 기업처럼 공격적인 배당을 내세웠다. 2015년 이후 인적 분할 이전 2021년까지 7년 동안 배당 총액이 522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누적 순익은 4007억원이었다. 팬데믹 기간에도 이전에 쌓아뒀던 이익잉여금까지 몽땅 가져갔다는 뜻이다.
인적 분할 이후 첫 회계연도였던 이번 해에도 당기순이익 177억원 가운데 16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액면 배당률은 284.6%, 배당 성향은 90.1%다.
보통 대형 주류 기업은 업황 변화로 영업 과정에서 적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어느 정도 이익잉여금을 쌓아둔다. 그러나 디아지오코리아는 올해 순익 대부분을 배당에 쓰면서 이익잉여금이 바닥을 드러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 활동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비용과 세금, 배당을 제한 순이익의 누적 금액이다. 보통 기업은 이 이익잉여금을 현금으로 보관하기보다는 다양한 건물, 설비, 생산설비를 비롯한 투자활동 등에 활용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디아지오 그룹 소속 디아지오 애틀랜틱 B.V.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사실상 배당금 전액을 본사로 보낸 셈이다. 지난해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기준 현금 배당 법인 평균 배당 성향은 29.8%였다.
같은 기간 판관비로 사용한 753억원 가운데 424억원은 광고선전비였다. 고급 백화점에서 팝업(임시) 매장을 열고, 호텔에서 위스키 파티를 진행하는 비용을 마케팅 명목으로 지출하면 법인세로 한국에 내야 할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생긴다.
그러나 사회공헌 활동에 해당하는 기부금 내역을 보면 2018년 3억71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디아지오코리아 기부금 항목을 보면 2019년 2000만원에서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에는 0원, 2021년에는 2400만원에 그쳤다. 2022년에는 3600만원을 기록했다. 2018년 이후 한 번도 1억원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 관계자는 "디아지오코리아는 올해 물류비와 원액 상승 등을 이유로 주요 제품 가격을 두 차례나 올렸다"며 "광고선전비를 매출 3분의 1만큼 쓰고, 외국으로 수백억원을 배당하면서 가격 인상 부담은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