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각이 유기농 식품 전문업체 초록마을을 인수한지 1년 반 만에 일부 지분 유동화를 추진한다. 인수 당시 잔금을 납입하기 위해 일으켰던 단기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육각은 자회사인 초록마을 지분 유동화를 위해 주관사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 업무는 삼일PwC가 맡았다. 구체적인 지분 유동화 규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육각 관계자는 "일각에서 알려진 지분 유동화 예상 규모 30%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초록마을 매장 전경./초록마을 제공

정육각 관계자는 "초록마을 소수 지분을 유동화하는 작업"이라며 "초록마을이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일부 식품이나 유통 쪽 전략적 투자자를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육각은 지난해 4월 대상그룹으로부터 초록마을 경영권을 인수했다. 정육각이 사들인 초록마을 지분 99.57%의 인수가액은 약 900억원이었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 이후 시장에서 투자유치를 시도했지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결국 지분의 일부를 내놓게 됐다.

정육각은 초록마을을 인수하기 전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 시도를 했다. 이를 통해 초록마을 인수자금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당초 예상보다 투자유치액이 줄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에서는 정육각이 단기대출을 계속 연장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초록마을의 지분 일부를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육각은 신한캐피탈로부터 단기대출을 받아 잔금납입을 마쳤지만 여전히 대출금이 남아있다. 정육각 관계자는 "신한캐피탈 대출금은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현재는 300억원 이하"라고 설명했다.

정육각은 축산물 특화 유통 플랫폼으로, 2016년 2월 카이스트 출신의 김재연 대표가 설립했다. 도축 4일 이내 돼지고기, 산란 당일 달걀 등 신선한 축·수산물을 유통하는 '초신선육' 판매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정육각은 초록마을을 인수한 이후 최근 PMI의 일환으로 영유아식 전문 브랜드인 초록베베를 전개하기도 했다. 초록베베는 초기 이유식 시기인 생후 6개월부터 36개월까지 영유아 성장 주기 전반에서 소비되는 모든 식품을 판매하는 초록마을 자체브랜드(PB)다.

정육각은 물론 초록마을도 아직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초록마을은 지난해 매출을 1910억원 냈으나 영업손실은 83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소폭 줄고, 영업손실은 40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414억원의 매출액을 낸 정육각은 28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1년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401억원, 251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