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가 경기 고양시, 부천시, 안양시에서 배달 가능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전 6시로 앞당겨 ‘아침밥 손님’ 유치에 힘을 싣는다.
쿠팡이츠 측은 서울 지역에서 하고 있던 서비스를 점차 경기·인천으로 확장해 국내 1위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을 견제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배달의민족의 자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은 쿠팡이츠보다 3시간 늦은 아침 9시부터 배달 서비스를 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쿠팡이츠는 ‘쿠팡이츠 서비스 시간 변경 안내’ 문자를 경기 고양시, 부천시, 안양시 거주 고객들에게 발송했다. 쿠팡이츠는 “지난 19일부터 쿠팡이츠 서비스 시간이 변경됐다”며 경기·인천 일부 지역에서도 오전 6시부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서울지역에서는 이 같은 새벽 배달을 시작한지 좀 됐는데, 경기·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새벽 배달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새벽에 운영하는 식당이 많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점차 배달 가능 시간을 3시간 앞당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쿠팡이츠가 적극적인 할인 쿠폰 뿌리기에 더해 아침밥 배달 수요까지 잡아 매출을 확대하고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 민족을 잡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달의 민족은 현재 직영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수도권 기준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그 외 지역에서는 오전 12시까지만 운영한다. 일반 배달 서비스는 배달의 민족에서 직접 관여하지 않아, 각 음식점의 업주가 계약한 배달대행사마다 서비스 가능 시간이 다르다.
쿠팡이츠는 배민1보다 3시간 빠르게 서비스를 시작한다. 쿠팡이츠 배달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은 서울과 경기 고양·안양·부천시에서는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다.
쿠팡이츠가 새벽 배달 지역을 적극 확장하는 것은 수요가 줄어들면서 위축된 배달 시장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걸로 풀이된다. 점심·저녁 식사 뿐 아니라 아침까지 배달할 수 있는 지역을 늘려 고객들이 더 손쉽게, 자주 쿠팡이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기 불황과 엔데믹이 겹치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었던 때보다 배달 수요가 급감하면서, 쿠팡이 이제 ‘금액 할인 경쟁’을 넘어 ‘시간 경쟁’으로 이를 확장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배달앱 월 이용자 평균치는 약 2939만명으로, 전년 대비 13.8% 줄었다. 지난해 1~6월엔 약 3409만명이었던 배달앱 사용자 수가 약 470만명 감소한 것이다. 각 배달 서비스들의 할인 경쟁으로 최근 일부 수요가 회복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2019년 5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직영 배달망을 통한 배달과 빠른 배달을 강조하며 급부상해 배달의 민족에 위협적인 라이벌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 4월부터는 쿠팡의 구독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음식 가격을 별도의 쿠폰 적용 없이도 자동으로 10%씩 할인해주면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서울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작했지만, 효과가 컸다. 이에 배달의 민족도 5월부터 누구나 10% 할인 쿠폰을 받아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배달업계에서는 이 같은 쿠팡이츠와 배달의 민족의 경쟁을 ‘치킨 게임’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저렇게 10%씩 계속 할인해주는데, 배달의 민족이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어렵다”며 “언제까지 이런 전략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쿠팡이츠 MAU(월간활성이용자)는 407만명으로 6개월 전인 지난 3월(298만명)보다 약 37%(109만명) 늘었다. 배달의민족 MAU는 지난 3월 1929만명에서 8월 2018만명으로 약 5%(89만명) 증가했다. 전체 이용자 수로 보면 배달의 민족이 압도적이지만, 성장률과 규모로 보면 쿠팡이츠가 배달의 민족을 압도한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연결기준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해 전년 760억원의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또한 이 기간 46.7% 늘어난 2조9471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실적 성장세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