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며 프리미엄 키즈시장을 선도하는 ‘에잇포켓(eight pocket)’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다. 에잇 포켓이란 한 명의 자녀를 위해 부모와 친조부모, 외조부모, 이모, 삼촌 등 8명의 어른들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낸다는 뜻으로 키즈용품의 양극화를 뜻한다.

유통업계에서는 프리미엄 키즈시장의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추산에 따르면 2012년까지만 해도 27조원 수준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0년에 50조원으로 2배 이상이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무슨 제품이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살아있다고 보기 때문에 자녀를 위한 소비가 집중되는 신학기 시즌의 매출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시몬스 침대 제공

아동복이 대표적이다. 신학기가 될 때 옷을 구비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서다.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를 대표하는 몽클레르 패딩은 한 벌에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매 시즌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에서도 서울 강남점, 압구정점 등 굵직한 상권에 있다. 그 밖에 디올, 펜디, 지방시, 버버리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일제히 만 5세에서 13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키즈 라인을 강화하면서 관련 시장도 동반성장하고 있다.

침대 역시 프리미엄 키즈 돌풍 한 가운데 있는 시장이다. 한 번 사면 비교적 오래 사용하는 제품일 뿐 아니라 수면이 건강과 직결된다는 인식과 함께 학부모의 침대 선택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가 입증된 프리미엄 침대에 더 많은 이목이 쏠렸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키즈를 대상으로 한 침대 중 하나는 시몬스침대다. 시몬스의 대표 매트리스 컬렉션인 ‘뷰티레스트’의 인기모델 ‘윌리엄’과 ‘헨리’ 중 자녀 침대로 많이 사용되는 슈퍼싱글 사이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직전인 지난해 하반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특히 라돈 인증으로 돋보였다. 학부모들은 자녀 건강을 1순위로 생각할 수 밖에 없어서다. 시몬스는 2018년 대진침대발 ‘라돈침대 사태’ 이후 시판되는 전 제품에 한국표준협회의 라돈안전제품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시몬스 페이’로 결제할 경우 최대 36개월까지 카드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계산해보면 하루 커피 한 잔 수준의 납입금만으로 아이 방에 특급호텔급 숙면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장시간 메고 다니는 가방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등에 들어선 버버리 칠드런에서는 100만 대 책가방이 불티나게 팔려 가고 있고, 지난해 국내 최초로 럭셔리 브랜드 디올의 키즈 버전인 ‘베이비 디올’이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베이비 디올을 담당하는 아티스틱 디렉터 코델리아 드 카스텔란이 디자인한 가방이 소개되기도 했다.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배일현 교수는 “저출산과 한 자녀 가정 증가로 부모, 양가 조부모, 삼촌, 이모까지 지갑을 연다는 ‘에잇포켓’을 넘어 이제는 ‘텐포켓’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자녀에게 투자를 집중하는 추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특히 침대같이 사용 주기가 길고 고관여 제품군은 제품 탐색에 더욱 많은 공을 들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시장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성인이 되기 전부터 사용해왔던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소비력을 갖춘 성인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프리미엄 키즈 시장에서의 선점은 브랜드의 향후 미래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