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창으로 사거리가 훤히 보이는 33평 공간. 벽돌로 마감된 벽면과 곳곳에 놓인 색색의 이륜차들. 천장 이곳저곳에 매달린 조명과 각종 공구들이 걸려 있는 정비 공간.
언뜻 보면 바이크 카페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24일 인성그룹이 서울 금천구에 문을 연 닷스테이션 스왑앤고(SWAP&GO) 스토어 독산점의 모습이다.
닷스테이션 스왑앤고 스토어는 대만 전기 이륜차 제조사 고고로(GOGORO)와 독점 계약을 맺고 이를 수입·판매하는 그룹사 닷스테이션이 운영한다. '스왑앤고'라는 콘셉트에 맞게 고고로 사용자를 위한 배터리 교체(Swap)는 물론 전기 이륜차 판매·렌탈, 사고나 고장 차량 정비 등도 할 수 있다.
이 곳은 인성그룹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로지올이 운영하는 배달 대행 서비스 생각대로의 지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고고로 이륜차를 이용하는 라이더들을 상대로 배터리 교체와 정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이륜차 라이더까지 포함한 배달 상황 관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인성그룹은 닷스테이션 스왑앤고 스토어와 생각대로를 결합해 전기 이륜차 시장을 키워 사업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로지올이 생각대로 지역 사업자를 대상으로 전기 이륜차 전환을 독려해 약 6만3000명의 라이더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전기 이륜차를 보급해 올해 1500대를 판매하고, 관련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문을 열 예정인 스왑앤고 스토어 논현점과 동대문점도 생각대로 지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고고로 사용자들의 편의 및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전국 87곳에 설치된 충전 스테이션도 올해 안에 165곳으로 늘릴 방침이다. 올해 지방자치단체 사업으로 선정돼 설치 예정인 충전소만 60곳으로 이 중 44곳에 설치 완료됐다.
배달대행 업계에서는 인성그룹이 로지올을 활용해 전기 이륜차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코로나19로 급성장한 배달대행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적자를 기록 중인 로지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배달 대행 사업도 결국 수익을 낼 수 있는 업체만 살아 남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폭발적으로 커졌던 배달 시장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적자를 보던 회사들은 생존전략을 마련해야하는데 그 일환이지 않겠냐"라고 했다.
로지올은 2021년 전년 대비 40% 늘어난 45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15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65% 감소했다. 이 기간 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보다 적자폭도 73% 확대됐다.
한국스마트이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기 이륜차 시장은 2019년 255억원 규모에서 2021년 기준 532억원으로 성장했다. 판매량도 2019년 1만2003대에서 지난해 2만2000대로 늘었다. 글로벌 전기 이륜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7400억원에서 2027년 1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성그룹은 닷스테이션 스토어 운영을 통해 1대당 300만~600만원의 전기 이륜차 판매 수익 이외에도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충전소 설치와 구독형인 배터리 교체 서비스 수익 등이다. 고고로의 배터리 교체 서비스는 횟수에 따라 월 3만3000원에서 최대 16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로지올 관계자는 "전기 이륜차 사업은 사업 전환을 위한 신사업이 맞는다"면서 "코로나19로 성장한 배달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업계 경쟁이 심화하면서, 기존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