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류기업 골든블루가 부산 기장에서 5년 가까이 숙성한 위스키를 새롭게 선보인다. 이 위스키는 올해 8월 기준 국내에서 병입한 위스키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숙성한 위스키로 기록될 전망이다.

1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는 다음달 1일 ‘골든블루 더 그레이트 저니 셰리 캐스크’를 한정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골든블루 더 그레이트 저니 셰리 캐스크는 스페인 주정 강화(fortified) 와인 셰리를 익히던 나무통에서 위스키 원액을 57개월 숙성해 만들었다.

그동안 국산 위스키 브랜드 쓰리소사이어티스와 김창수위스키가 2년 남짓 숙성한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이보다 2배 이상 긴 57개월 동안 부산 기장에서 숙성한다. 다만 국내에서 증류한 원액을 사용한 두 브랜드와 달리 스코틀랜드에서 가지고 온 원액을 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부산 기장에서 뚜렷한 4계절 기후를 4번 넘게 거친 위스키”라며 “부산 지역만이 가진 해양성 기후 영향으로 더 섬세한 균형감과 복합적인 풍미를 갖췄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서희

이 위스키는 도수가 55.5%에 달한다. 40도 수준인 일반 위스키보다 훨씬 도수가 높다. 그동안 골든블루가 간판 상품으로 내세웠던 36.5도 주요 제품과 비교하면 20도 가까이 세다.

골든블루는 그동안 외국에서 증류 원액을 들여와 대중적인 취향에 맞는 40도 미만 저도(低度) 위스키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위스키 시장이 지난 3년에 걸쳐 세분화하고, 갈수록 소비자 취향 역시 다양해지는 점을 감안해 그동안 만들어 오던 제품과 전혀 다른 위스키를 만들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골든블루 더 그레이트 저니 셰리 캐스크는 캐스크 스트렝스(Cask Strength) 제품에 속한다. 캐스크 스트렝스는 물을 타지 않고 나무통 안에서 숙성한 원액을 그대로 담는 양조 기법을 말한다. 도수가 높지만, 희석하지 않은 위스키만 가질 수 있는 순수하고 풍부한 맛과 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대신 만들 수 있는 양이 줄어든다. 그만큼 가격도 일반 제품에 비해 비싼 편이다. 이 제품 역시 1089병만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출고가는 일반 위스키 1병(750ml)보다 적은 500ml 1병 기준 19만8000원이다.

한국식품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우리나라 주류 시장에서 가장 확실한 히트상품을 꼽으라면 국산 위스키가 빠지지 않는다”며 “4년 넘게 국내 숙성한 위스키는 기존 국산 위스키는 물론 일품진로나 화요XP처럼 나무통에서 익힌 고급 증류식 소주와 프리미엄 주류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