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각국 스카우트 대표단과 운영요원들의 식사 공급을 맡았던 아워홈이 당초 계획보다 수십만끼 적은 식수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더운 날씨와 태풍으로 각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야영장이었던 새만금에서 조기 퇴영하면서 공급에도 차질이 생긴 것인데, 잼버리 총괄 계획과 집행을 책임지는 2023새만금세계스카우트조직위원회는 아워홈과 별다른 협의를 하지 않고 있다.
16일 단체급식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번 잼버리에서 최소 20만끼 이상의 급식과 식재료를 공급하지 못했다.
식음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사로서 지난달 29일부터 12일까지 운영요원과 스카우트 대원 등 4만3000여명의 식사를 맡기로 했으나, 조기 퇴영 등으로 식사 수요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애초 아워홈은 지난 3월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공식 후원사에 선정된 뒤, 101억여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행사 기간 식음서비스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밀박스와 급식 메뉴를 개발하고 잼버리 전용 식자재 주문 홈페이지도 개발했다.
하지만 지난 8일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조기 퇴영 결정을 내려 9일부터 야영장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약 사흘치 식사를 공급하지 못했다. 운영요원 규모가 9000여명, 스카우트 대원 규모가 3만4000여명인 점을 고려하면 단체급식 8만1000식과 스카우트 대원용 밀박스 30만6000개를 공급하지 못한 셈이다.
조직위가 지난해 세계 잼버리를 앞두고 ‘프레잼버리’를 진행할 당시 밀박스의 운영단가를 한끼당 5500원, 운영요원 식사는 한끼에 8000원으로 정했던 것에 비추어 추산하면 약 23억원 가량의 식수를 공급하지 못한 것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조기 퇴영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은 것은 맞지만, 아랍권 국가 잼버리 참가단은 조기 퇴영 이후에도 할랄 기준에 맞춘 밀박스를 공급받는 등 일부 식사 제공은 이뤄졌다”면서 “공급하지 못한 구체적인 규모는 조직위와 논의를 해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조기 퇴영으로 최소 이틀 치 식음 서비스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세계스카우트연맹의 결정 이전인 지난 5일부터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 참가단이 조기 퇴영을 결정해 야영지를 떠났기 때문에 아워홈이 공급하지 못한 식수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잼버리 파행으로 아워홈이 입은 손실은 공급에 실패한 식수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잼버리와 같은 대규모 행사의 경우 그에 맞는 급식 및 식자재 공급을 수행했다는 점이 이후 사업 수주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수익성을 낮추는데, 급식·식자재 공급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투입한 자원에 비해 손해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급식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나 공공기관 사업의 경우 대부분 사후 정산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외부 사정으로 인해 공급이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면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더욱이 잼버리 초기 공급된 구운 달걀에서 곰팡이가 발견되기도 했고, 식수 부족 등 식음서비스를 총괄하는 아워홈에 부정적인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잼버리 식음서비스의 경우 수익성보다는 다른 부분의 이점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게 맞는다”면서 “급식과 밀박스 식재료의 경우 당일 공급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조기 퇴영으로 발생하는 폐기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정산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직위 측과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아워홈과 조직위 측의 소통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워홈 관계자는 “조기 퇴영 결정 직후에는 대원들의 거취와 대체 프로그램 마련 등의 상황으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폐막 이후에도 연휴와 감사원 감사 등의 문제가 겹치면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서는 내부 논의 중에 있다”면서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