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실적을 앞두고 롯데칠성(005300)에 대한 증권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롯데칠성이 야심차게 내놓은 제로소주 '처음처럼 새로'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더 눈여겨 볼 것인지, 아니면 새로 판매를 위한 마케팅 비용 확대에 초점을 맞출지에 따라 주가 전망이 갈린다.

처음처럼 새로는 지난해 롯데칠성이 내놓은 무가당(제로 슈거) 소주다. 전통적인 양산 소주 제품과는 달리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그래픽=정서희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롯데칠성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10곳의 평균 주가는 23만원이었다.

이 중 IBK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춰잡았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연결 기준으로 각각 7979억원과 582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최근 경쟁이 심해진 소주 시장에서 처음처럼 새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원가 부담을 감내하더라도 소주 시장 내 입지 확대를 위해 비용투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런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증권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투자자들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 추정치를 700억원으로 보고 목표주가는 24만원을 유지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소주 신제품 새로가 4월부터 월 매출 110억원 가량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롯데칠성이 전사적으로 하고 있는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가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ZBB 프로젝트는 원가절감과 프로세스 개선을 하는 것이 골자다. 그간은 예산을 집행할 때 오래 전부터 해오던 방식을 따랐다면, 이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현 상황에 맞게 손질하자는 것인데, 롯데칠성에 따르면 2018년 처음 ZBB 프로젝트를 도입해 3년간 1000억원의 이익 개선 효과를 봤다.

심 연구원은 "2분기도 설탕, 물류비 등 원가 부담은 지속되겠으나 ZBB를 통해 일부 상쇄 중인 것으로 판단되고 원가 부담은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소주 점유율 반등은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탈)을 증진시키는 요인"이라고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10곳의 롯데칠성의 2분기 매출액 평균 추정치는 8148억원,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693억원이었다.

그래픽=정서희

최근 1년새 롯데칠성의 주가 흐름은 엎치락 뒤치락을 이어가다가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원가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식품업계 전반에 깔렸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1년 전부터 국제적으로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기업 탐욕에 의한 물가 상승)이란 말이 유행했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롯데칠성 새로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결국 적정이익을 어느 순간부터 제대로 확보할 것이냐를 두고 이견이 있고 당분간은 어렵다고 봐서 따로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주류업계에서 올해 관전 포인트는 롯데칠성음료가 '새로'를 1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울 수 있을지,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참이슬'과 '진로'의 쌍끌이 전략으로 압도적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여부다.

롯데칠성은 올해 매출 목표액을 10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높여잡은 상황이다. 월 평균 매출액이 110억원은 되어야 1300억원을 기록할 수 있는데, 새로의 1분기 평균 매출액은 100억원, 2분기 평균 매출액은 110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 판매 추이가 꺾이지 않고 월 평균 111억원 수준을 달성해주면 목표액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은 참이슬 50%, 진로 15%, 처음처럼 15% 수준이다. 새로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점유율은 아직 낮은 셈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새로가 기세를 모아 하이트진로의 시장점유율을 뺏어올 것인지가 소주시장 최대 관전 포인트"라면서 "박윤기 대표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만큼 롯데칠성도 신경써서 공격적으로 영업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20년 말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로 발탁될 때 파격 인사로 주목 받았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전무급이 대표이사를 맡은 첫 사례고,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선배 임원들을 제치고 전무와 대표이사 타이틀을 동시에 달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작년 말 인사에서는 일찌감치 '유임' 카드를 달았지만 올해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해"라면서 "실적을 포함한 회사의 전체 그림을 잘 그려야 하고 주가도 성과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