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이 서울 명동에 있는 옛 제일은행 본점을 전시시설이 포함된 복합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상업 시설은 물론 건물 한 층을 근대 상업과 건축사를 볼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회의에서 신세계백화점이 제출한 리모델링 방안을 토대로 한 ‘옛 제일은행 본점 용도 변경 대수선’ 안건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신세계 측은 지하 1층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연결 통로를 만들고, 지상 1~3층에는 판매 시설과 고급 레스토랑 등을 입점시키겠다는 리모델링안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 시설에는 글로벌 명품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지상 4층에 경기 용인에 있는 신세계 상업사 박물관을 옮겨 오는 것을 포함해 근대 상업·건축사를 아우르는 종합 전시관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명동 일대가 100년 전 상업의 중심지였다는 점과 해당 건물의 건축사적 가치를 고려한 결정이다. 지상 5층에는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한식 디저트 카페와 옥상 정원 등을 조성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신세계 측이 제출한 리모델링 방안을 큰 틀에서는 수용했다. 다만, 주방 안전성과 용도 변경에 따른 하중 증가의 위험 요인을 검토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으며,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 명품 업체 건물로 오인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은 현재 리모델링을 위한 내부 시설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공사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2025년쯤 완공될 전망이다.
옛 제일은행 본점은 1935년 조선저축은행(제일은행 전신) 본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국내 건물 중 최초로 국제 현상 설계를 거쳤고, 철골·철근 구조를 가진 첫 은행 건물이라는 점에서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됐다. 이후 줄곧 제일은행 본점으로 쓰이다 2015년 신세계에 매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