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술이라고 하면 흔히 ‘버번 위스키’를 떠올린다. 1964년 미국 의회에서 버번 위스키를 미국 고유의 제품으로 정하면서 미국 내에서 만들어야만 한다는 규정까지 세운 만큼 실제로 대표적인 ‘미국 술’ 가운데 하나다.

버번 위스키는 미국이 만든 규정에 따라 옥수수를 주재료로 51%이상 넣어야 하며, 숙성에는 새 오크통만 사용해야 한다. 이로 인해 강한 오크향과 함께 바닐라향이 나며 옥수수가 주재료인 만큼 맥아가 주재료인 영국의 ‘스카치 위스키’에 비해 달짝지근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 와인 산업을 이끄는 와인 생산자 중 하나인 텔라토(Terlato) 와인 그룹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과 그들의 와인 사랑을 기리기 위한 와인을 만드는 데 그들의 초상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버번 위스키를 활용하기도 한다.

미국을 세운 조지 워싱턴, 벤자민 프랭클린, 알렉산더 해밀턴 등의 인물의 초상을 와인 브랜드 라벨에 활용하기도 하지만, 버번 위스키를 숙성한 오크통에 와인을 숙성하기도 하면서 ‘미국적인 와인’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이 와인 브랜드의 이름은 ‘더 페더럴리스트(The FEDERALIST)’로, 텔라토 그룹이 1981년 캘리포니아에 만들어진 양조장과 포도밭을 사들여 2009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포도밭이 있는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의 로다이(Lodi) 지역이 진판델(Zinfandel) 품종으로 유명한 점을 고려해 해당 품종을 활용한 와인으로 만들어졌다.

로다이 지역은 배수가 잘되는 모래 점토 토양에 풍부한 일조량과 지형적인 영향으로 풍부한 과실향과 적당한 타닌을 가진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를 길러내기 좋다.

해안으로부터 115㎞ 떨어져있는 내륙 지역임에도, 샌프란시스코만과 그 인근의 강으로부터 부는 바람의 영향으로 포도 재배에 적합한 서늘한 기후를 보인다.

이렇듯 로다이 지역의 토양과 기후 조건이 다른 포도 품종을 재배하기에 적합하기에 지금은 샤르도네(Chardonnay)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 중심이 된 더 페더럴리스트 와인도 만들어진다.

이 중 더 페더럴리스트 카베르네 소비뇽은 특히 그룹 BTS(방탄소년단) 멤버 진(본명 김석진)이 2017년 미국 공연 중 구매해 이연복 셰프에게 선물한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와인은 항상 신이 우리를 사랑하고 우리 스스로 행복하시기를 원함을 보여주는 증거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 와인 애호가였다고 전해지는 프랭클린 미국 대통령의 초상이 라벨에 담겨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재료로 활용해 매년 포도 수확 상태에 따라 쁘띠 시라나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같은 품종을 일부 섞어 만들어진다. 15개월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을 거치는데, 숙성 기간 중 약 5개월은 새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것도 한 가지 특징이다.

더 페더럴리스트는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한 존경과 그들의 와인 사랑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와인 브랜드인 만큼 진하고 선명한 것이 특징인데, 더 페더럴리스트 카베르네 소비뇽은 블루베리 같은 작은 과실의 향이 풍부하게 담겨있다.

과실향과 함께 계피 향, 소두구 향, 검은 후추와 같은 미세한 스파이시함도 느낄 수 있다. 또 바디감이 장점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타닌감도 갖고 있으며, 가볍지 않고 걸쭉한 느낌의 구조감이 입안에서 풍미를 더해주어 복합적인 여운을 오래 남겨주는 것이 특징이다.

더 페더럴리스트 카베르네 소비뇽은 2023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레드 와인 신대륙-6만원 이상 10만원 미만’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수입사는 아영FBC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