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 있는 종교도시 마두라이. 이 곳에 사는 수바씨(37)는 손님이 오면 짜이티(인도 아대륙에서 주로 마시는 향신료가 가미된 밀크티)에 초코파이를 내놓는다. 수바씨는 "낱개로 포장돼 있어서 손님이 올 때마다 내놓기 편하고 맛도 좋다"고 했다.

인도에서 팔리는 초코파이는 다름 아닌 롯데웰푸드(280360)의 인도법인(Lotte India)이 만든 상품이다. 한국과 중국 등에서는 오리온(271560)의 초코파이가 1위지만 인도시장만큼은 다르다. 롯데웰푸드의 초코파이가 시장 점유율 9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중에 팔리는 10개 초코파이 중 9개가 롯데웰푸드 것이란 뜻이다.

이는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의 인도 시장 공략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는 현지 기업을 인수합병(M&A) 하는 방식으로 인도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오리온은 현지 공장을 완비하고 나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직까지는 롯데웰푸드의 성과가 더 좋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구 기준으로 중국을 제치고 1위 국가로 올라선 인도에서 국내 제과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대표업체는 바로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이다.

롯데웰푸드는 2004년 인도 최고의 제과업체인 패리스제과를 224억원에 인수하는 것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일찌감치 인도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진출한 셈이다. 인도시장 공략은 이후로도 꾸준히 진행됐다. 2017년엔 빙과 라인 강화를 위해 인도 아이스크림 업체 하브모어를 165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017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계기로 중국과 한국의 사이가 멀어지고 한한령(한류 제한령)까지 내려지면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할 때 인도시장이 빛을 내줬다"고 했다.

이 덕분에 2017년 본격적으로 인도시장 확대에 힘쓰기 시작한 이래로 큰 손실을 내지 않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인도법인은 2019년 약 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기 시작해 2021년에 18억원의 이익을 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2020년엔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잿값 변동에 따라 1억~2억원씩 손실을 냈지만 현지 기업을 인수한 덕분에 차분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인도시장에서 원래 팔리던 제품에, 잘 팔릴만한 제품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롯데웰푸드 인도법인의 매출액은 작년 기준으로 928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빙과라인인 하브모어 법인 매출(1543억원)까지 합치면 매출액만 247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5년간 700억원을 투자해 하브모아 공장에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오리온의 경우 현지 법인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보다는 설비부터 마련하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매출이 크지 않고 손실이 나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오리온 인도법인(Orion Nutritionals Private)의 매출액은 136억원, 당기순손실은 116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2019년엔 수출 형태로 시장을 가늠하다가 2021년 설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면서 "지금은 설비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진 직후이고 감가상각도 이뤄지고 있어 당기순손실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업계는 오리온의 인도 시장 진출 방식(직진출)보다는 롯데웰푸드의 방식(기존 기업 인수)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인도 현지의 유통시장을 새로 개척하는 것보다는 기존 유통시장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신제품을 하나씩 늘리는 편이 신시장 진출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지 기업인수가 아니라면 조인트벤처(JV) 방식으로도 손쉽게 진출이 가능한데 오리온은 직진출을 택해 사실 좀 의아했다"고 했다.

조인트벤처(합작법인) 방식이란 가공법 등을 국내 기업이 제공하고 생산설비, 판매 등에 현지법인을 활용하는 식이다. 이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상품이 있을 때 가능한 전략이다.

하지만 오리온이 인도시장에 직진출을 결정한 것을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기업문화와 관계가 있다고 보고있다. 조인트벤처 방식은 오리온이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뜻이다.

오리온은 1988년 미국 본사 프리토레이와 합작한 오리온프리토레이에서 '치토스'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두다 2004년 결별하는 과정에서 곤혹을 치룬 바 있다.

오리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당시 결별 과정이 상당히 골치가 아팠다"면서 "이후로 조인트벤처 방식보다는 100% 자회사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소 느린 시장 진출 방식을 택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