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제맥주 업계의 외형 성장세가 꺾이면서 수제맥주 업체들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주력 제품인 수제맥주와 유사한 '하이볼'이나 음료로 제품군을 넓히기도 하고, 지분을 인수해 외식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제주맥주(위)와 달래에프앤비 CI. /각 사 제공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제주맥주는 지난 5일 외식 프랜차이즈 '달래해장'을 운영하는 달래에프앤비 주식 192만8572주(64.29%)를 90억원에 취득했다. 자기 자본의 26.20%를 들여 외식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회사는 사업 다각화 및 수익성 제고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달래에프앤비는 지난해 매출액 110억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억원 손실에서 2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제주맥주의 달래에프앤비 인수는 수제맥주 사업의 매출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신성장동력 확보와 적자 구조 개선을 위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상장 이후 처음으로 매출 성장세가 꺾인 데 이어 지난 1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제주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가량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6억원으로 60%가량 확대됐고, 당기순손실은 248억원을 기록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재무적인 성과가 크게 나지는 않겠지만 주 사업인 주류 제조업을 기반으로 해 고객 접점을 늘리는 차원에서 인수를 결정했다"며 "달래해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맥주와 함께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신성장동력 확보는 수제맥주 업체들의 공통 과제다. '곰표밀맥주'로 알려진 세븐브로이는 지난 4월 '블랙 네온 하이볼 레몬 토닉'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탄산음료 제품인 '홉파클링'을 출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중소기업인대회 만찬주 '경복궁'을 만든 카브루는 지난해 캔 수제맥주 생산 공장 중 하나를 매각하고, 하이볼 제품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제품군을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수제맥주 업체들이 이처럼 신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것은 시장 침체 때문으로 풀이된다. '혼맥' 트렌드로 매년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오던 편의점 수제맥주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GS25의 수제맥주 제품 매출 신장률은 2020년 381.4%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76.6%로 줄었고, 같은 기간 CU에서도 498.4%에서 60.1%로 줄었다.

수제맥주의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 업계에서의 매출 성장세가 꺾이면서 업체 경영도 빨간불이 켜졌다.

세븐브로이의 지난해 매출은 3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58% 감소했다. 지난 1분기 매출 역시 5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줄었고,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같은 기간 84% 줄어들었다.

카브루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이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그러나 영업손실도 17억원으로 41% 증가했다.

그래픽=손민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