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이 인도네시아 식물성 대체 식품 스타트업인 ‘그린레벨(GREEN REBEL)’의 비공개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CJ제일제당(위쪽)과 그린레벨 CI. /각 사 제공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그린레벨의 비공개 투자에 단순투자목적으로 참여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13억3500만원을 투자해 지분율 3%를 확보한 것을 감안하면 총 투자금액은 십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투자는 지난해 그린레벨이 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이뤄진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여러 투자사 가운데 하나로 참여했으며 투자 규모는 양사 간 합의에 따라 비공개하기로 했다”면서 “그린레벨이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만큼 사업 역량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버섯, 콩, 귀리 등으로 대체 단백질 식품을 만드는 그린레벨은 2020년 9월 설립 이후 싱가포르, 필리핀 시장에 진출했으며 지난 4월 국내에도 8종의 제품을 출시했다.

도미노피자, 스타벅스 등의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식물성 피자, 식물성 파이 등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그린레벨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생산 설비 증설 등으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은 그린레벨 외에도 다양한 ‘대체 식품’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생물 발효를 통해 대체 해산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미국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아쿠아 컬처드 푸즈(Aqua Cultured Foods)’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푸드테크와 대체 식품 등 지속가능성 관련 업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한 해에만 국내외 미래 대체 식품 관련 스타트업과 미국의 대체 단백 전문 펀드 등 10개 기업에 투자하기도 했고, 식품사업부 내에 관련 투자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이 신성장동력으로 ‘푸드테크’와 ‘대체식품’을 선정하고 관련 사업 분야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에는 푸드테크 조직인 ‘FNT(Food&Nutrition Tech) 사업부문’을 신설해 관련 매출을 오는 2025년까지 2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당시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도 “FNT 관련 사업은 그룹의 4대 성장엔진인 문화(Culture), 플랫폼(Platform), 건강(Wellness),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기반의 전략 아래, CJ제일제당이 크게 도전해 볼 사업 분야”라며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한국농수산식품 유통공사에 따르면 글로벌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19년 47억달러(6조2172억원)에서 올해 60억달러(7조9368억)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27억원에서 오는 2025년 295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식품 사업부에서 진행하는 대체 식품 관련 기업 투자나 FNT 사업부의 연구·개발 모두 신성장동력을 갖기 위한 사업 경쟁력 확보의 일환”이라며 “특히 식품 사업은 단기간에 제품화가 가능해야 하기에 이미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해 향후 협업을 원활하게 하는 등의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