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이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섰다. 유상증자를 통한 1000억원대의 신규 투자 유치와 더불어 미국 법인에 수십억원의 채무 보증도 진행했다.

뚜레쥬르 미국 샬롯점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CJ푸드빌 제공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CJ푸드빌 USA에 500만달러(약 66억원)의 채무보증을 결의했다. 운영자금 우회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증기간은 2024년 5월 15일까지다.

이번 채무보증은 CJ푸드빌 자기자본의 약 9.05% 수준으로, CJ푸드빌의 전체 채무보증 잔액은 447억원으로 늘었다. 자기자본(729억원)의 61.4% 수준이다.

CJ푸드빌은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의 미국 시장 내 사업 확장을 위한 현지 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 유치도 검토하고 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하는 계획으로, 조지아와 텍사스에 검토 중인 대규모 생산기지 건설과 초기 운영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FI)를 상대로 투자참여의향서(ROI)를 보내면서 조건 등을 수정하는 단계로, 시장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증자 규모와 조건 등을 결정하면 본격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CJ푸드빌은 올해 목표로 미국 내 생산기지 착공을 추진하고, 지난해 말 기준 82개인 미국 내 뚜레쥬르 매장을 2030년까지 10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사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공장 부지 선정을 위해 미국 중남부 지역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CJ푸드빌 측은 공장 설립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금 마련과 관련해서는 외부 투자 유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법인 사업이 순항 중이라고는 하지만, CJ푸드빌의 높은 부채비율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기준 CJ푸드빌의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전년 대비 4323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408%에 이른다. 미국 법인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지만, 차입금을 늘리기에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CJ푸드빌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7598억원, 영업이익은 261억원을 기록했고, 미국법인은 684억원의 매출과 10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미국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이지만, 영업이익은 전체의 39.1%를 차지하는 셈이다.

CJ그룹 관계자는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유상증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객관적 지표로 보았을 때 차입보다는 투자 유치가 더 적합하다는 점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 텐데, 설비 자금에 대해서는 미국 사업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미국 현지 공장 설립과 관련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