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136480)그룹의 오너 2세가 그룹 주력 계열사인 엔에스쇼핑(NS쇼핑) 등기이사에 올랐다. 작년 NS쇼핑을 지주사인 하림지주(003380)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편한 하림그룹이 본격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 농수산 홈쇼핑 채널 NS홈쇼핑 운영사 NS쇼핑은 이달 초 김준영 씨를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했다. 김 씨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이로써 NS쇼핑 사내이사는 조항목 대표이사와 김씨 2인 체제로 재편됐다.
특히 NS쇼핑의 이번 사내이사 신규 선임은 김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으로 비롯했다. NS쇼핑은 ‘해운(곡물)·사료-축산·도축가공-식품제조-유통·판매’의 가치사슬을 갖춘 하림그룹의 유통 담당 핵심 계열사로 김 회장은 2005년부터 사내이사를 맡아왔다.
업계에선 NS쇼핑의 이번 김씨 등기이사 선임을 경영 승계 작업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1992년생인 김씨는 하림지주 지분 5.78%를 보유한 올품의 1인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주력 계열사의 등기이사 경영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씨는 앞서 2018년 하림지주 경영지원실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2021년 하림지주를 떠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는 하림그룹이 올품에 대한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받은 시기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 씨는 하림지주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공정위 조사 당시 사모펀드 운용사로 자리를 옮겨 투자 부문 운용역을 맡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사내이사 선임으로 미뤄졌던 김 씨의 경영 수업이 다시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하림지주는 작년 지배구조 개편도 완료했다. 중간 지주사 역할을 했던 NS쇼핑을 인적분할 후 합병하는 방식으로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림지주 아래 팬오션, 제일사료, 하림, 선진, 팜스코, NS쇼핑 등 주력 계열사가 모두 위치하게 됐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말 기준 김홍국 회장이 22.1%로 최대 주주다. 이어 한국바이오텍이 16.69%, 올품 5.78%, 김 회장의 배우자인 오수정 여사가 2.52%를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김씨에게 넘겨주면 사실상 승계는 마무리된다.
NS쇼핑 관계자는 “김홍국 회장이 맡았던 이사회 사내이사직에 김준영 이사가 새로 선임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직은 내부 직책이나 역할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사내이사로 NS쇼핑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NS쇼핑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509억원, 영업이익은 3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806억원으로 전년(357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