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국내 주요 인기 골프장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대부분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 여행이 막히면서 2020년, 2021년 골프장으로 사람이 몰렸는데, 2022년에는 증가폭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인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엔데믹 기조에 따른 해외 여행의 재개, 경기 불황으로 인해 골프장들의 수익 성장세가 다소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 기사와는 무관./ 이민아 기자

조선비즈가 11일 국내 인기 골프장 운영회사 10곳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34%였다. 이는 전(全) 산업 중 평균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반도체 기업(21%)보다도 높다.

골프장 운영사들은 지난해 그린피, 카트비 등의 인상에 더해 식사비를 올렸다. 이들은 클럽하우스 등의 실질적인 운영은 CJ프레시웨이, 삼성웰스토리 등의 업체에 임대하는 형태로 수수료를 받으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경기도 여주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신라CC(컨트리클럽) 등을 운영하는 케이엠에이치(KMH)신라레저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1118억3525만원으로 1년 전보다 49.18% 늘었다.

이 회사는 신라CC 외에도 종속기업으로 파주CC, 떼제베CC, 클럽72(옛 스카이72)를 두고 있으며, 지분을 각각 75.06%, 66.67%, 40%씩 보유하고 있다.

KMH신라레저의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 2021년에도 48.46%였는데, 2년 연속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KMH신라레저의 영업이익은 512억3739만원으로 같은 기간 45%(160억원) 증가했다.

삼성그룹 소유 레이크사이드CC를 운영하는 서울레이크사이드의 지난해 매출은 616억원으로 전년(572억원) 대비 7.8% 늘었다. 지난 2020년에 이은 2년 연속 성장이다.

서울레이크사이드의 영업이익은 240억2680만원으로 전년보다 4.85% 늘었다.

다만 일부 골프장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가야CC를 운영하는 가야개발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 2021년 33%대에서 지난해 13.2%로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대폭 낮아진 골프장은 가야CC뿐만이 아니다.

수원CC를 운영하는 삼흥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 2021년 36.2%에서 작년에 12.9%로 줄었다.

같은 기간 비에이비스타CC를 운영하는 삼풍관광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2021년 67.4%에서 2022년 1.8%로, 리베라CC를 운영하는 관악은 같은 기간 35.3%에서 24%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도 있었다. 센추리CC를 운영하는 센추리개발의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 2021년엔 220% 늘었는데, 작년엔 4.6% 감소한 113억원이었다. 입장료 수입, 식음료 매출 등이 늘었지만 직원 퇴직 급여, 수선비, 접대비, 기부금 등의 지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군산CC를 운영하는 군산레져개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8% 가량 감소한 161억원이었다. 지난 2021년 178% 증가했던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멈췄다. 매출액 증가율은 2021년 58%에서 6%대로 떨어졌다.

이처럼 골프 산업 호황이 저무는 추세는 올 들어 더 많은 골프장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반적인 경기 불황에 더해, 해외 여행이 다시 활성화되는 조짐이 나타나는 데 따른 것이다. 골프장 그린피가 지나치게 오른 것도 이용자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골프장 여러 곳의 지분을 보유한 운영사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작년 만큼 실적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성장은 어렵고 현상 유지도 급급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 불황과 해외 여행 재개에 더해 정부의 체육시설법 규제도 골프장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본격적인 골프 성수기인 3월이 됐음에도, 지난 2021년과 작년엔 예약조차 힘들었던 골프장의 주말 예약이 손쉽게 이뤄지기도 한다. 대기업 임원들이 회원으로 다수 등록돼 있는 한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원래는 회원들의 예약이어도 무척 치열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올해 봄에는 주말 새벽, 오전 예약도 그리 어렵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 해당 골프장 관계자는 “원래는 명문 구장으로 소문 나 있어서 봄이면 항상 ‘풀 부킹(예약이 꽉 찼다는 의미)’ 상태였는데, 요즘에는 주말에도 자리가 난다”며 “업황 부진으로 인해 일부 대기업에 골프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하는데,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