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000080)가 대표 맥주 ‘테라(Terra)’를 이달 14일부터 일본 3대 편의점 채널 가운데 하나인 로손(Lawson)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본 전역에 걸친 주요 판매 채널을 통해 선보이는 첫 국산 맥주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14일 로손에서 350밀리리터(ml) 캔맥주를 출시했다. 28일부터는 일본 내 주요 술 양판점과 슈퍼마켓, 마트에서 350ml 캔과 330ml 병 제품을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패키지는 국내에서 파는 테라와 동일하다. 다만 일본 주세법 표기 사항에 맞춰 ‘맥주(ビール)’라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 주세법에서는 사용원료와 맥아 사용 비율에 따라 맥주와 발포주, 제 3의 맥주(기타 양조주)로 구분한다.
가격은 350ml 1캔 기준 세금포함 275엔(약 2715원)으로 책정했다. 경쟁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9년 발매 이후 한국 국내 수요를 맞추다 보니 그동안 수출은 하고 있지 않았다”며 “설비를 늘리면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올해부터 일본 전역에 대대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내 한국 제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마트나 소규모 슈퍼에서는 국내에서 파는 유명 브랜드 맥주를 쉽게 살 수 있다. 오비맥주의 카스와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제주맥주(276730)가 만든 일부 상품, 혹은 곰표 맥주를 포함한 국내 소규모 브루어리 맥주까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카브루가 만든 구미호 맥주를 팔기도 한다.
그러나 대형 편의점 체인처럼 일본 전역에 널리 퍼진 주요 유통 채널에서 국내 대표 맥주 브랜드가 팔리는 사례는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 수입 맥주 시장에서 한국산 맥주는 제한적인 유통 채널에도 미국 버드와이저와 멕시코 코로나 엑스트라, 아일랜드산(産) 기네스를 앞섰다.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Global Trade Atlas)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 한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7%로 멕시코(15.6%), 미국(12.9%), 아일랜드(10%)를 웃돈다.
다만 일본 전체 시장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입지는 5% 정도로 극히 일부에 그친다. 나머지를 일본산 맥주(52%)와 일본산 발포주(10%), 일본산 제3의 맥주(33%)가 나눠 가지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일본에서 한식(韓食)이 좋은 반향을 일으키는 점을 감안해 ‘한식에는 한국 맥주’와 같은 프로모션을 일본에서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이후 참이슬과 연계해 ‘소맥’ 혹은 과일 소주와 연계한 한국식 믹솔로지(mixology) 문화까지 제안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가 강남을 포함한 서울 일대 주요 음식점에서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드라마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자 일본에서도 테라 특유의 녹색 패키지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중화요리에 중국맥주, 태국음식에 태국맥주 같은 매칭이 자리잡은 것처럼 한국 요리 전문점과 테이크 아웃으로 한국요리를 즐기는 층을 공략하면서 존재감을 높여갈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