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올해 비용 절감과 신사업 확장에 나선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비용 절감을 맡고, 사내이사로 경영에 복귀하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신사업을 지휘할 전망이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는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56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경영방침에 건강·라이프 스타일 포트폴리오 구축과 ‘ZBB’ 활동(비즈니스 효율화 프로젝트)에 기반한 생산·물류 거점 최적화 등 비용 절감 지속을 올렸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롯데칠성음료 제56기 정기주주총회. /롯데칠성음료 제공

박 대표는 이어 “지난해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가격 및 금리 상승, 글로벌 경기침체 등이 계속돼 그 어느 때보다도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주력 제품 브랜드 강화 등을 포함한 ZBB 활동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고 강조했다.

ZBB는 ‘제로 베이스드 버짓(Zero Based Budget)’의 줄임말이다. 모든 비용 집행의 기준을 ‘0′으로 두고 판단하는 것을 일컫는다. 1970년 미국에서 시작한 비용 절감 방법론으로 롯데칠성음료가 추진한 신제품 출시 중단, 메가 브랜드로의 비용 집중 등이 대표적인 ZBB 활동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여기에 더해 음료의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롯데알미늄의 페트병 제조 사업을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맥주 제품 ‘클라우드’를 생산하는 충주 2공장을 소주 병행 생산기지로 전환하기도 했다. 수직계열화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책이었다.

박 대표는 “지난해(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4% 증가한 2조841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3% 증가한 2228억원을 달성했다”면서 “올해는 ZBB 활동에 기반한 생산 및 물류 거점 최적화, 영업 고도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스1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비용 절감과 더불어 신 회장 주도의 신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이 원안 가결, 신 회장이 롯데칠성음료 경영에 복귀했다. 2019년 12월 사내이사 사임 이후 3년 만이다.

신 회장은 최근 몇 년간 미래 사업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 일관되게 언급하면서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미래 사회에 대응할 키워드를 설정, 새로운 영역에선 신사업을 육성하고 기존 사업은 이에 맞는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롯데칠성음료는 당장 건강기능식품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식이섬유를 더한 기능성 표시 음료 출시를 늘린 데 이어 건기식 스타트업 빅썸 지분 53% 인수하기도 했다. 실제 박 대표가 경영방침에 올렸다고 밝힌 건강·라이프 스타일 포트폴리오 구축과도 통한다.

한편 롯데칠성음료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이사보수 지급 한도를 기존 30억원에서 55억원으로 증액하는 안도 원안 의결했다. 업계에선 롯데칠성음료가 신 회장의 복귀에 맞춰 이사보수 한도를 늘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은 주주총회장을 찾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