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가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위허들링’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매달 과자를 다르게 담아 보내는 업계 최초의 과자 구독 서비스를 2020년 선보인 이래, 빵으로 또 가정간편식(HMR)으로 넓혀 온 롯데제과가 구독 서비스를 본격 신사업에 올렸다.

롯데제과 과자 구독 서비스 '월간 과자'. /롯데제과 제공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해 하반기 ‘위잇딜라이트’로 잘 알려진 점심 구독 서비스 스타트업 위허들링에 약 1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지만 위허들링 지분 일부를 확보, 후속 투자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위허들링이 운영하는 점심 구독 서비스에 이미 롯데제과 즉석식품 자회사인 롯데후레쉬델리카가 만든 김밥·도시락·샌드위치 등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위허들링이 가진 배송 경쟁력은 물론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고 전략적으로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설립된 위허들링은 점심 구독 서비스 시장 1위로 꼽힌다. 롯데후레쉬델리카를 포함한 해썹(HACCP) 인증 식품 제조사를 일명 ‘푸드파트너’로 두고, 이들 제조사가 만든 샐러드, 밥, 샌드위치, 면류 등 메뉴를 매일 2~3가지씩 달리 구성해 점심에 맞춰 구독자에게 보낸다.

한끼 6900원으로 메뉴 고민 없이 정시 배송받을 수 있다는 점에 힘입어 현재 약 10만명 회원을 갖췄다. 이 중 65%가 주 3회 이상 정기 구독, 하루 1만식 규모의 고정 수요층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엔 1200평 규모 물류센터도 구축, 서울과 판교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위허들링이 운영하는 점심 구독 서비스 위잇딜라이트로의 제품 공급 확대는 물론, 물류 활용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자와 빵, HMR을 모두 점심 구독 상품에 포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경우 월별로 운영되는 배송 기간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제과는 과자 구독인 ‘월간 과자’, 빵 구독인 ‘월간 생빵’, HMR 구독인 ‘월간 밥상’을 모두 롯데택배를 활용한 택배 배송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국 배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송 기간이 길어 HMR 등 비조리 식품의 제품 다양화에선 한계를 겪어 왔다.

점심 구독 서비스 '위잇딜라이트' 식수 추이. /위허들링 제공

업계에선 유망 벤처 기업 투자로 사업 경쟁력 확보를 진행해 온 롯데제과가 본격적인 구독 서비스 역량 강화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앞서 롯데제과는 ‘쉐푸드’라는 밀키트 전문 브랜드를 출시할 당시 2018년 설립된 밀키트 전문 제조 업체인 ‘푸드어셈블’에 65억원을 투자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제과는 롯데푸드를 합병한 이후 빙과 품목 축소, 제빵공장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면서도 전략 투자를 통한 신사업 구축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특히 구독에 관심을 두고 작년 샐러드 구독 서비스 운영사인 ‘프레시코드’에도 10억원을 투자했다”고 했다.

구독 서비스 시장의 성장도 롯데제과의 역량 강화를 부추기고 있다. 과거 드라마,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 중심이었던 구독 서비스가 식품 실물 구독으로 확장하면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20년 40조원이었던 국내 구독경제 시장이 2025년 1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정기 구독 서비스는 기업 입장에서 정기적 수익을 담보하고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이라면서 “아울러 구독경제 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소비자가 경쟁사 서비스는 찾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사업 이점이 크다”고 말했다.